김상조 취임 이후 10개 대기업 집단 지배구조 개편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18.02.05 10:00
글자크기

자발적 지배구조 개편 지속 요구…공정위 "반기별로 기업집단 변화모습 분석평가할 것"

김상조 공정위원장 5대그룹 CEO 간담회김상조 공정위원장 5대그룹 CEO 간담회


대기업 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편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의 소유지배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23일 김 위원장이 4대그룹과 정책간담회를 갖은 이후 자산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 중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10개 집단이 지주회사체제 정비·순환출자해소 등 소유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간담회 당시 김 위원장은 "최대한 인내심 갖고 기업의 자발적 변화 기다릴 것"이라며 "한국경제와 우리 기업에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5대 그룹 CEO들과 만나 "변화의 '결과'가 아니라 '의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5대그룹 중에서는 현대차 (250,000원 ▼2,500 -0.99%)SK (161,300원 ▼700 -0.43%), LG (77,900원 ▼1,200 -1.52%), 롯데 등 4개 집단이, 6대 이하 그룹에서는 현대중공업 (127,300원 ▼2,100 -1.62%), CJ (122,500원 ▼1,000 -0.81%), LS (116,800원 ▼5,400 -4.42%), 대림, 효성 (58,400원 ▲100 +0.17%), 태광 (12,730원 0.00%) 등 6개 집단이 구조개편안을 발표·추진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우선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사를 각각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 분할한 후 투자부문을 합병하여 합병법인(롯데지주)을 지난해 10월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추가적인 분할합병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및 지주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규 상호·순환출자를 오는 4월까지 전면 해소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집단 내 잔존하는 유일한 순환출자인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올 상반기 내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대림은 올 1분기 내 계열사 오라관광이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를 처분해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기로 했다. 또 올 상반기 중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회사(켐텍, 에이플러스디)의 계열거래를 중단하고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플러스디 지분을 처분하기로 했다.


'효성'은 오는 6월 효성을 투자부문 존속회사와 사업부문 4개 신설회사로 인적 분할하고 존속회사를 연내에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LG는 지난해 11월 총수일가가 체제 밖에서 보유한 계열회사인 LG상사의 지분을 지주회사인 LG에 매각함으로써 LG상사를 지주회사 체제내로 편입을 완료했다.

SK는 같은해 12월 총수일가가 체제 밖에서 보유한 계열회사인 SK케미칼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 분할한 뒤 투자부문 존속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또 SK이노베이션과 SK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CJ는 손자회사인 CJ대한통운을 자회사인 CJ제일제당 (332,500원 ▼4,500 -1.34%)과 KX홀딩스가 공동지배하고 있었던 것을 삼각합병 등을 통해 올 3월까지 CJ제일제당이 대한통운을 단독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키로 했다.

LS는 체제 밖 계열회사였던 가온전선 (37,700원 ▼2,700 -6.68%)의 총수일가 지분을 지주회사의 자회사인 LS전선에 매각, 지주회사 체제 안으로 끌어들였다. 아울러 또 다른 체제밖 계열회사인 예스코를 물적분할 후 오는 4월 지주회사로 전환키로 했다.

'태광'은 총수일가 지분이 높으면서 내부거래가 많은 세광패션, 메르뱅, 에스티임, 서한실업 등의 총수일가 지분을 계열회사에 매각 또는 증여했다. 또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티시스를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오는 4월까지 투자부문을 한국도서보급 및 쇼핑엔티와 합병하고 내부거래가 많은 사업부문 지분을 연내 계열회사인 태광산업 등에 증여키로 했다.

현대차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244,000원 ▲500 +0.21%), 현대글로비스 (180,000원 ▲2,000 +1.12%)의 주주권익 보호를 담당하는 사외이사 1인을 주주들로부터 공모형태로 추천받아 선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사례들이 소유지배구조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거래관행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업 스스로 소유지배구조와 경영관행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집단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반기별로 분석·평가해 공개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앞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다른 대기업집단으로도 적극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일감몰아주기 조사 등 공정거래법의 엄정한 집행과 함께 총수일가의 전횡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