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견주어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존 오리어리의 ‘온 파이어’(On Fire)를 통해 똑같은 고난이라는 씨앗이 성장과 추락이라는 극과 극의 열매를 맺는 이유를 살펴봤다. 오리어리는 9살 때 불장난을 하다 휘발유통에 불이 붙어 전신화상을 입고 수십번의 피부 이식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는 화재로 손가락을 다 잃었고 얼굴을 제외한 온몸이 흉터로 뒤덮였다.
오리어리는 전신에 2~3도의 화상을 입고 응급실에 누워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 이제 죽는 거야?” 그가 기대한 대답은 "아니, 괜찮을 거야"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의 엄마는 막연한 희망의 말로 그를 위로하지 않았다. 대신 “이대로 죽는 게 낫겠니?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래도 돼”라고 말했다. “그건 누구의 선택도 아닌 네 선택이야”라고.
내게 일어난 일에 책임을 질 때 그 사건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 내 잘못도 있지만 운도 나빴고 사람도 잘못 만났고 돈도 없는게 문제였다며 책임을 외부로 돌린다면 그 사건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저 계속 희생자로 남아 점점 더 나쁜 상태로 빠져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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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만히 있는데 운명이 장난으로 나를 한 대 크게 친 것 같은 황당하고 억울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 때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하필 나야?” 여기까진 모두 같다. 이후 인생을 결정짓는 것은 다음 질문이다.
내리막길을 걷는 사람들은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왜 난 이렇게 운이 없어?” “딴 사람들은 다 잘 나가는데 왜 나만 이 모양이야?” 등의 질문을 던진다. 반면 역경을 디딤돌 삼아 도약하는 사람들은 “이 일은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돌아봐야 할 내 잘못은 없을까?”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등을 자문한다.
오리어리는 강연을 하다 “화상을 입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삶을 선택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았다. 그는 “네”라고 답했다. 화상으로 피부 조직이 거의 다 타버린 상황에서 감염을 막기 위해 샤워를 해야 하는 것 같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고통을 다시 겪겠다고 대답한 것이다. 왜? 그 화재사고로 수많은 도전을 거치며 더 나은 사람이 됐고 더 감사한 삶을 살게 됐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일어난 일은 그 사람을 바꾸지 못한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그 일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다. 내게 일어난 일이 그저 우연이라거나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한다면 그 일은 그저 해프닝일 뿐이며 앞으로도 계속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에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게 된다. 반면 내게 일어난 일이 나의 성장을 위해 인생이 던지는 메시지라고 해석하면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해나갈 수 있다.
큰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도깨비’에서도 신이 말했다.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오늘 당신에게 일어난 '운명'에 대해 당신은 어떤 답을 찾았는가. 그 답이 역으로 당신의 운명을 만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