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김현정 디자이너
19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18일 반려견 인명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반려견 주인의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반려견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했다.
또 체장(반려견의 길이)에 관계 없이 반려견과 외출할 경우 목줄 길이가 2m를 넘지 못하도록 일괄 제한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반려견들이 산책을 하면서 냄새도 맡고 해야 스트레스도 풀고 공격성도 줄어드는데, 입마개를 하면 그럴 기회가 차단되는 것"이라며 "오히려 입마개가 풀렸을 때 공격적인 성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행동심리전문가인 한준우 서울연희학교 교수는 "개들은 야생에서 원래 줄을 매지 않기 때문에 묶으면 움직이기 곤란하다고 생각을 한다"며 "마당에 묶인 개들이 무는 이유가 자신이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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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반려견들에게 줄만 해도 공격성이 강해지는데, 입마개까지 하면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더 궁지에 몰려서 물려고 하는 경향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23일 서울 서초구 용허리 근린공원에서 '서리풀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린 '용머리 반려견 축제'에서 강아지가 멋진 패션을 뽐내고 있다./사진=서초구청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해외에서는 반려견들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묶어 놓을 때 줄 길이를 체장의 몇 배 이상으로 정하는 등 유동적으로 정하게끔 하는 법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목줄 길이 2m는 소형견에게는 긴 길이고, 체장이 1m인 개에게는 짧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관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수는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관리 방법으로는 반려견들이 무는 행동을 막을 수 없다"며 "반려견과 보호자들이 함께 안전관리 교육을 받아야 하고,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이들도 기본적인 상식은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동물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정책 마련 과정에서 충분한 합의가 없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채 팀장은 "개 크기와 공격성과는 상관이 없다고 계속 반대했지만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정책을 내놨다"며 "체고 40cm 이상인 개들만 해도 200만마리 이상은 될텐데, 많은 견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