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 산타카테리나 시장 모습./사진=이보라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타 카테리나 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인 고딕 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이 시장은 낡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1990년대 들어 외면 받기 시작했다. 시장은 위기를 타개하고자 2000년대 중반 시청 주도 하에 리모델링에 나섰다.
리모델링으로 산타 카테리나 시장은 '젊은 시장'이란 별명이 아깝지 않게 됐다. 좁은 통로가 넓어져 고객이 통행에 불편을 겪지 않았다. 매점 매대는 고객이 서서 물품을 눈으로 확인해보거나 집어볼 수 있도록 사람의 손이 닿기 쉬운 높이에 설치됐다.
식재료를 가공 포장해 젊은층이 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색이다. 예를 들어 마늘을 날것 그대로 파는 게 아니라 다져서 포장해 우리나라 마트에서처럼 편리성을 갖췄다. 원산지가 어디인지, 유통기한은 얼마인지도 표기해 신뢰를 높였다. 깔끔한 진열로 구매욕도 이끌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타 카테리나 시장의 한 매장에서 상품이 가지런히 진열된 모습./사진=이보라 기자
이 시각 인기 뉴스
발라구에르 회장은 "상인들이 초기에 마트 입점을 반대해 조건을 걸었다"며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살 수 있도록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트 판매 품목 조건은 포장돼 있는 공산품이어야 한다. 시장의 접근성을 마트보다 높이기 위해 마트를 시장 안쪽에 입점시켰다.
대형 주차장을 갖춘 곳도 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람블라 거리의 보케리아 시장이다. 500대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지하에 확보했다. 차를 가지고 나와 장을 보기 좋아하는 젊은층을 겨냥했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에서 매달 진행되는 행사도 젊은층을 위한 것이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10월31일과 11월1일 카스타냐다(가족들이 모여서 군밤이나 군고구마를 먹으며 저녁을 보내는 축제) 기간에는 고객에게 군밤을 나눠주는 행사를 벌인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아이들에게 장난감 등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고 장미를 주고 받는 산 조르디의 날(4월23일)이 있는 4월에는 고객에게 장미를 선물한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을 비롯해 바르셀로나 전통시장에서 고객은 비가 눈을 피하고 추위나 더위를 겪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처럼 지붕만 덮인 형태가 아니라 완전한 건물 안에 조성돼 있어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타 카테리나 시장에 집점한 마트 모습./사진=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