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심해지고 감기도 유발…미세먼지, '마스크'면 OK?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민승기 기자 2018.01.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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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경제학]보건용 마크스 최대 99%까지 차단효과

염증 심해지고 감기도 유발…미세먼지, '마스크'면 OK?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는 미세먼지 대응 요령이 담긴 리플렛이 게재돼 있다. 호흡기, 심혈관질환 환자들에게 특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보건용(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했다. 미세먼지를 들이마시는 걸 우선 차단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세먼지나 황사는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다양한 호흡기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 등은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도 있다. 먼지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폐 깊숙한 곳까지 도달한다.



실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봄철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5068명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거나 황사가 발생한 날에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가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았다.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의 비강상피세포를 미세먼지에 반응시켰더니 염증의 중증도를 반영하는 사이토카인 분비가 늘었다. 감기 원인인 리노바이러스 증식속도도 빨라졌다. 먼지가 염증이나 감기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심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면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심장질환이나 심부전 발생이 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오연목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나 황사가 폐로 들어가면 기도 점막을 자극해 정상인 사람도 호흡이 곤란하고 목이 아프다"며 "기관지가 약한 천식등 호흡기질환 환자가 노출되면 호흡이 아주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본은 외출할 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KF' 보건용(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KF 인증 마스크 이외 것들은 효과가 없다고 본다.
염증 심해지고 감기도 유발…미세먼지, '마스크'면 OK?
식약처 인증내용을 보면 KF 마크스는 최대 99%까지 미세먼지 차단이 가능하다. 이 마스크는 KF80, KF94, KF99 등 3종류로 구성됐는데 KF80은 평균 0.6㎛(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 미세입자를 각각 94%, 99% 막아준다.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대체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정의한 초미세먼지(직경 2.5㎛ 이하, PM2.5)보다 입자가 굵은 편이다. 직경 10㎛ 이하면 모두 미세먼지(PM10)인데 KF 80 마스크 정도만 돼도 미세먼지를 들이마실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질본 관계자는 "지금의 과학기술로는 외부활동시 마스크 외에 딱히 미세먼지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며 "식약처가 인증한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거르는 데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믿고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F 마스크가 호흡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걸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호흡기 환자나 노약자는 의사와 상담이 필수다.

서재걸 차의대 통합의학대학원 교수는 "KF99 마스크가 미세먼지 차단 지수가 가장 높지만 호흡기 환자나 노약자는 숨을 못 쉬는 등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의사와 상의 후 자신에게 맞는 수치의 마스크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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