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과시 박원순-남경필, '미세먼지 정책' 맞붙었다

뉴스1 제공 2018.01.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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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미세먼지 공짜운행은 혈세낭비" 맹공
박원순 "경기도 대기 따로 있나…이해 안 가" 반격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념과 소속 정당을 떠나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던 박원순 서울시장(더불어민주당)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자유한국당)가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 시장과 남 지사는 미세먼지저감을 위한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놓고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박 시장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기도 대기가 따로 있고, 서울시 대기가 따로 있냐"며 "조금이라도 협조할 생각을 해야지 갑자기 그런 말을 쏟아내는 것은 이해 안 간다"고 말했다.



남 지사가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강력 비판한 데 따른 서운함을 토로한 것이다.

남 시자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경기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미세먼지 공짜운행'을 15일 일방적으로 시행했다"며 "미세먼지 공짜운행을 당장 중지하라"고 맹공했다.



남 지사는 "미세먼지 공짜운행은 혈세낭비"라며 "전체 운전자 가운데 20%가 참여하면 1% 정도 미세먼지농도 감소효과가 예측되는데 참여율이 2%에 그쳐 효과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박 시장에게 '미세먼지 공짜운행'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서울시가 만든 정책이니 따르라는 폭군 같은 논리는 변함이 없다"며 비난 수위를 더 높였다.

박 시장과 남 지사는 그동안 환상의 호흡을 자랑해왔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강원도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공동마케팅에 나섰다. 박 시장은 개헌을 통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남 지사의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에도 모두 공감했다.

지난 2015년에도 서울광장에서 정책 토크콘서트를 열고 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책에 대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미세먼지저감 차원의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남 지사는 지난해 11월 "초미세먼지 발생 시 대중교통 무료운행이라는 서울시의 대책은 막대한 예산에 비해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경기도는 여기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서울시는 경기도와 인천시의 불참에도 대중교통 무료운행 정책을 강행했고, 15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처음으로 발령되면서 두 지자체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기도와 단 한번도 상의하지 않았다"는 남 지사에게 박 시장은 "경기·인천과 10번 이상 모여 협의했다"고 받아치는 등 입장차도 극명하다.

남 지사의 강도높은 비판에도 서울시는 "무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며 17일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출퇴근 때 대중교통 무료운행 정책을 그대로 밀고갔다.

박 시장은 "남 지사를 평소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협력해 왔다"며 "제게 전화나 협의 한 번 안하고, 갑자기 이런 말을 쏟아내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고 받아쳤다. 그는 남 지사를 겨냥해 "비판하기 전에 본인의 얘기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예정인 이재명 성남시장(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시 정책 비판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공개토론을 하자고 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고 남 지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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