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70% 폭락하자 '존버족', "더 버티면 망한다" 한숨

머니투데이 조성은 기자 2018.01.1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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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가상통화 가격이 폭락하자 가상통화 커뮤니티에 '존버족'들이 후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사진제공=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 캡쳐17일 가상통화 가격이 폭락하자 가상통화 커뮤니티에 '존버족'들이 후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사진제공=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 캡쳐


"'존버'는 이제 물 건너갔다."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의 8차례 강경 규제 발표에도 끄떡 않던 가상통화 '존버족'들 사이에서 "이제는 물 건너갔다"는 한숨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규제카드 앞에서도 묵묵히 버티던 이들은 16일(현지시간) 해외 거래사이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만 달러선이 무너지자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또 다른 가상통화인 리플도 한때 1달러 아래로 추락했고, 이더리움 역시 1000달러선이 붕괴되며 동반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코인베이스(Coinbase)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9969달러까지 떨어졌다. 전날 최고가(1만4079달러)에서 29.1% 폭락한 가격이다. 지난해 12월 17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만9115달러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난 가격이다.

지난 4일 3.83달러(코인마켓캡 기준)를 기록한 리플은 이날 한때 90센트까지 폭락해 최고점 대비 76.5%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한때 875달러까지 추락했다. 지난 13일 기록한 최고가 1432달러에서 38.8% 떨어진 가격이다.



과거 정부가 가상통화 관련 규제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국내 가상통화 시세는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추세를 반복해왔다. 때문에 "조금만 참고 버티면 또 오른다"는 존버족의 믿음이 생겨났다.

대학생 A씨는 리플 투자로 1000만원의 손실을 봤지만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만 참고 버틸 작정이다. 아들, 며느리까지 동원해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든 자영업자 B씨도 계속해서 시세가 폭락하고 있지만 투자금을 뺄 생각이 없다.

이들처럼 가상통화 가격이 떨어져도 '반드시 오른다'는 믿음으로 버티는 사람들을 일컬어 '존버족'이라고 부른다. 존버족들 사이에서는 '잘 버티는 사람이 돈 버는 게임'이라는 진리가 통용된다.


하지만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한 16일을 기점으로 존버족들 사이에서도 하나 둘 동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존버족은 그간의 소나기성 폭락과 이번 시세 폭락은 그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실제로 중국발 가상통화 관련 규제발표, 신규 자금줄 차단 등 여러 악재와 맞물려 시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도 낮은데다 가상통화 투자에 대한 위험체감도도 높은 상황이다.

사실 가상통화 시세 급락은 지난 11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위한 입법 준비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강력한 가상통화 규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후 국내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빗썸에서는 주요 가상통화 시세가 전반적으로 20~30% 급락했다.

가상통화 거래량도 11일 이후 반토막이 났다. 지난 10일 빗썸에서 1만2881개의 거래량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15일 9336개로 감소했으며, 리플의 경우 10일 6억5295만개가 거래됐지만 15일 3억216만개로 거래량이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온라인 가상통화 거래 커뮤니티에서는 17일 새벽부터 "여기서 더 버티면 망한다", "원금회수 방법 좀 알려달라", "출금은 얼마나 걸리나" 등의 망연자실한 심경을 담은 글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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