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유가… 원자재 랠리 계속된다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8.01.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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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대한유화 올해 20% 이상 급등… 'IT→소재·산업재' 주도주 교체 전망도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배럴당 50센트(0.8%) 오른 64.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3년래 최고가다. /사진=블룸버그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배럴당 50센트(0.8%) 오른 64.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3년래 최고가다. /사진=블룸버그


국제유가가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배럴당 64달러를 돌파했다. 석유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랠리가 이어지면서 산업·소재 섹터 투자가 유망하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WTI는 전일대비 배럴당 50센트(0.8%) 오른 64.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으로는 4.7% 올랐다. 미국의 원유재고량 감소에 힘입어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년래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과거 유가를 무너뜨렸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조업 경기호조가 지속됐고, 역대급 한파로 원유 수요가 증가해 시장 예상보다 원유 재고가 크게 감소한 덕분이다.

여기에 달러 약세 기조가 가세하면서 원자재 랠리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ECB(유럽중앙은행)가 예상보다 긴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고, BOJ(일본중앙은행)도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변경될 수 있다는 조짐을 보여 유로·엔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원자재와 달러는 반대로 움직인다.



아울러 미국이 1월 들어 발표한 물가 지표도 전반적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거나 전월보다 모멘텀이 둔화된 것이 확인돼 당장은 달러가 쉽게 방향을 전환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달러 약세 기조에 유가뿐 아니라 금, 구리, 니켈, 아연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각각의 수급 이슈가 있지만 결국 글로벌 제조업 경기호황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

주요 원자재 가격 랠리는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올 들어 고려아연 (776,000원 ▼4,000 -0.51%)(5.7%), POSCO (376,000원 ▼3,000 -0.79%)(14.4%) 등 철강금속 업종 종목과 대한유화 (111,200원 ▼5,300 -4.55%)(화학·20.0%), 두산인프라코어 (7,560원 ▲40 +0.53%)(기계·24.3%) 등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국내 증시 향방을 주도하는 외국인도 최근 원자재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외국인은 철강금속 업종과 화학 업종에서 각각 3741억원, 3184억원을 순매수했다. 운송장비 업종에서도 330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지난해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했던 전기전자 업종에서 9718억원을 순매도했다.

강재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약한 상황에서 최근 원유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전례없이 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원자재 관련 투자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소재·산업재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가 이들 철강과 화학 등 경기민감주 상승세를 바탕으로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온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상으로도 경기가 정점을 향해 가는 시기엔 IT(정보기술) 업종 상승 이후 소재·산업재 업종의 상승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작년 4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철강금속, 에너지, 화학, 기계 등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등 IT주의 주가조정이 마무리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 철강,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코스피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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