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美 수입 규제, 우선순위 두고 긴박하게 검토"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2018.01.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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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제2차 개정협상 이달 말~2월 초 서울에서 진행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2018.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2018.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15일 "미국이 수입규제를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차관보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통상분야에서 미국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차관보는 지난 9~1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수입규제 등 통상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미국 백악관,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인사들과 의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 1주년과 30일 올 한 해 국정 구상을 밝히는 연두교서 발표 시점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입규제와 관련해 "상무부와 USTR 등이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당초 오는 17일 예정됐던 미국 출장 일정을 연기했다. 강 차관보는 이와 관련 "확정 일정이 아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23일부터 26일까지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참석차 출장을 가고, 연두교서 준비 등 부처와 의회 모두 분주한 상황이라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강 차관보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규제 조치에 대해 전반적인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태양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결정 시한은 오는 26일, 세탁기는 다음달 2일이다.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에 따른 철강 수입 규제 결과는 늦어도 오는 4월 이전까지 결정이 난다.


그는 태양광 세이프가드 규제 조치에 대해 "한국산은 고가제품이고, 낮은 수입 비중이라 미국 산업의 피해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세탁기는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권고대로 한국산 제품이 배제돼야 하지만, 불가피하다면 쿼터방식으로 하되 할당량 이내는 TRQ(저율관세할당)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했다.

철강에 대해선 "한국산 철강을 규제할 경우, 수입산 철강을 사용하는 미국 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했다. 또 미국 우려와 달리 한국의 대미(對美)철강 수출품 중 중국산 소재를 사용한 비중은 2.4%(2016년 기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통계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미 FTA 2차 개정협상은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 차관보는 "기본적으로 '이익의 균형'을 강조하는 우리 측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미측간 의견이 달라 개정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관련 업계들과 마지막까지 미국을 설득하고, 국내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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