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로 송금? 국내 은행권 "블록체인 기술만 활용"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8.01.17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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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크고 국가간 규제 격차로 가상통화 직접 활용은 힘들 전망

가상통화로 송금? 국내 은행권 "블록체인 기술만 활용"


가상통화 투기 과열이 좀처럼 식지 않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은 가상통화를 직접 활용한 비즈니스보다 블록체인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가상통화 활용이 예상됐던 해외송금 서비스 분야에서도 우선 가상통화를 직접 매개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반 기술만 활용할 계획이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일본 SBI홀딩스의 SBI리플아시아와 손잡고 개발중인 일본 특화 해외송금 서비스에 가상통화인 '리플'을 활용하지 않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리플을 주고받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해외송금 방식에 리플사가 가진 블록체인 기반기술만 착용하는 것이다.



국제금융통신망인 '스위프트(SWIFT)망'을 이용한 기존 해외송금은 '송금은행-중개은행-수취은행'이 필요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시스템은 중개은행을 대체할 전망이다.

중개은행은 송금은행에서 보낸 송금 정보, 입금 정보를 확인한 후 수취은행에 전달해 주는데 정보, 문서 확인작업을 사람이 진행하다보니 중개수수료 비용이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 과정을 시스템화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당사자간 거래 정보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보관하는 분산장부 기술이 블록체인의 핵심기술인데 이 기술로 송금자와 입금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복제와 해킹이 힘들기 때문에 보안성이 뛰어난 것도 강점이다.

다만 최종적으로 돈을 송금하는 것은 가상통화가 아니라 기존의 SWIFT방식을 활용한다. 예를들어 해외송금 계약을 맺은 A은행과 B은행은 각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일정 금액을 예치해 두었다가 두 은행간 송금이 일어나면 계좌에서 빼서 수치인에게 전달하는데 이 방식을 최종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해외송금에 리플을 활용하는 것과 기반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반드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리플 자체가 상용화 되거나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일본에서 먼저 태국은행과 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도 리플이 직접 쓰이는 것이 아니고 블록체인 기반기술로만 활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각자 블록체인기술을 해외송금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핀테크기업인 코인플러그와 블록체인기술 기반의 해외송금서비스 기술검증(PoC)을 완료하고 국내본점과 국외지점간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상통화에 포함된 블록체인 기술을 학습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가별로 가상통화 규제가 달라 직접 활용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송금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와 같이 금액의 변동성이 크지 않아야 하는데 하루에 50%이상 변동성을 보이는 가상통화를 가지고 송금을 진행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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