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개인판매 13% 확대…내년 재고 목표 '0'

머니투데이 오렌지카운티(미국)=김남이 기자 2018.01.14 09:10
글자크기

이경수 법인장 "전체 판매 목표 71.6만대..전년比 4.5%↑"...2020년 SUV 8종 판매

현대자동차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개인(리테일)판매를 13% 이상 늘릴 계획이다.이달 '코나' 출시를 시작으로 한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라인업 강화가 미국 시장 공략의 주무기다. 지난해를 바닥으로 삼아 재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현대차미국법인(HMA)의 고질적 문제였던 '재고물량'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 공장 생산량 조절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 재고물량 '0'(제로) 달성을 한다는 목표다.



이경수 현대차미국법인(HMA) 법인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이경수 현대차미국법인(HMA) 법인장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개인판매 13%↑ 목표..2020년 SUV 8종 판매= 14일 현대차 (249,500원 ▼500 -0.20%)에 따르면 HMA는 올해 판매 목표량을 71만6000대로 잡았다. 개인과 법인판매 목표량이 각각 61만6000대, 10만대이다. 올해 전체 미국 자동차 소비는 지난해보다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판매량(68만5000대)보다 4.5% 늘어난 수준이지만 개인판매 목표는 13.2%나 높여 잡았다. 법인판매(28.6%) 줄이고, 개인판매를 높여 판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높은 법인판매 비중(2016년 26%)은 중고차 가격의 하락 원인으로 꼽혀왔다.



이경수 HMA 법인장(부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HMA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높은 법인판매로 점유율은 유지했지만 6개월 뒤 돌아오는 중고차 가격이 영향을 받았다"며 "잔존가치와 판매가격이 떨어지면서 딜러들의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는 코나를 중점으로 개인판매를 13% 가량 확대하고, 딜러들의 재투자 의욕도 고취시킬 것"이라며 "중고차 가격을 확보하면 수익성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SUV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은 승용과 SUV(픽업트럭 포함)의 비율이 35대65일 정도로 SUV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모델라인업은 승용 중심으로 SUV ‘산타페’, ‘투싼’에 불과했다.


이 부사장은 "SUV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 맞는 대응을 못했다"며 "올해 ‘코나’와 ‘싼타페’를 시작으로 내년 고급 중형 SUV(JX)와 대형 SUV(LX2)까지 들여오면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나’보다 작은 SUV를 포함해 2020년까지 총 8종의 SUV 라인업을 갖출 방침이다.

현대차미국법인 판매목표 /자료=현대자동차현대차미국법인 판매목표 /자료=현대자동차
◇내년 상반기까지 재고물량 '0'..HMA 내부 혁신도 추진=
특히 HMA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재고관리에 들어간다. 올 하반기부터는 한국에서 들어오는 물량의 재고를 없애고, 내년 상반기 HMA의 전체 재고를 ‘0’(제로)로 만드는 게 목표다.

HMA는 높은 재고가 큰 부담요소로 작용했다. MOS(재고보유일수)가 4.2개월(지난해 11월 기준)에 달할 정도다. 자동차는 제품의 부피가 커 보관비용이 많이 들고, 오래 방치할수록 녹·부식 발생 등 훼손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 부사장은 "부임했을 때(지난해 9월) 제일 심각한 게 재고문제였다"며 "과감하게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한국 공장 양쪽에 미국에 판매할 생산물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올해부터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도입하는 것도 재고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권역별 책임경영으로 현지 상황에 맞춰 해당법인이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과거에는 소화하기 힘들어도 본사에서 결정한 물량을 받아 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 7월부터 재고가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재고문제가 해결되면 품질 문제도 줄어들고, 비용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HMA는 내부적으로 혁신을 진행 중"이라며 "일본 토요타와 렉서스 등에서 35년간 몸담은 브라이언 스미스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한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를 바닥삼아 치고 올라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