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구조조정 마무리·사드 해소…'결실' 기다리는 코오롱인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8.01.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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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 코오롱인더스트리

지난 2년간 설비투자와 구조조정,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한 중국향 매출 부진 등의 어려움을 겪어온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인더)가 올해는 결실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이미 비용 집행을 마친 자회사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패션머리티얼즈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사업부문에서만 지난해보다 500억~600억원 수준의 이익 개선이 전망된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CPI(투명 PI필름)는 '와일드카드'다. 아직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CPI 가치를 기업가치에 포함하지 않아 앞으로 폴더블폰 양산이 본격화된다면 주가도 박스권을 뚫고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코오롱인더 (34,500원 ▼200 -0.58%)는 코오롱의 제조사업부문이 2010년 1월 5일자로 분할, 신설된 화학·패션 부문 제조업체다. 2011년 사상 최고가 12만9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듀폰과의 소송에 휘말리며 9개월만에 5만원대까지 주가가 폭락했다. 2015년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주가 회복기에 들어섰지만 구조조정과 사드영향, 설비투자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자회사가 살아난다… 지난해보다 500억 이익 개선= 코오롱인더는 △산업자재 △화학소재 △필름·전자재료 △패션 △의류소재 등 5개 사업군으로 나뉜다. 주요 종속회사로는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난징, 코오롱패션머티리얼 그린나래 등을 두고 있다. 매출 비중은 산업자재가 36.2%로 가장 높다. 산업자재는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에어백과 부직포, 인공피혁 등을 생산 판매한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다.



사드 여파로 카시트를 생산해 판매하는 코오롱글로텍의 중국 판매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사드 여파로 나온 판매 손실이 100억원 수준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다행히 지난 4분기부터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면서 올해는 실적 정상화가 기대되는 분위기다.

실적 부진의 또 다른 이유는 구조조정과 설비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41억원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쇼핑몰 판매가 부진해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 투자가 진행된 탓이다. 또 구미공장을 김천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설비 효율화와 재고정리 등 비용 집행이 지속적으로 실적에 반영됐다.

다만 지난 4분기에는 '롱패딩 열풍'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전분기대비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추정된다. 교보증권은 패션 부문에서 당초 예상 영업이익인 23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과 공장이전, 사드여파 등이 해결되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기존 사업에서만 지난해보다 500억~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회성 비용 반영이 끝나면서 나올 기저효과와 공장 증설효과가 더불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CPI 공방' 투자 결실? 양산 연기?= 코오롱인더의 CPI필름(투명 PI필름)에 쏠린 업계와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CPI필름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강화유리 대신 쓰일 수 있는 투명 필름으로 폴더블폰의 핵심소재다. 코오롱인더는 2006년부터 CPI를 개발하기 시작, 올해 1분기 내 양산이 가능한 생산설비가 완성된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생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IBK투자증권은 코오롱인더의 CPI필름 판매 예상매출이 2018년 415억원, 2019년에는 23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CPI필름은 코오롱인더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주가의 핵심 모멘텀이다. 생산 판매가 본격화되기만 한다면 큰 폭의 이익성장과 함께 기업가치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CPI필름 관련 소식에 따라 코오롱인더 주가는 등락을 반복해왔다. 그렇다보니 이번 'CES 2018'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시기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흘러나오면서 코오롱인더 주가는 3일만에 10%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코오롱인더가 이번 CES 수혜주로 언급되면서 투자심리가 타오른 만큼 냉각속도도 빨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지연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가 과도하게 작용했고 실제로 지연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출시가 지연된다 하더라도 CPI 관련 실적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펀더멘털 타격은 없다는 설명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CES에서 폴더블폰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비공개 시현에 그치자 우려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CES 이전에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것이 오히려 독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폴더블폰 개발을 진행 중인 것은 분명하고 내년에는 충분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최근 주가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예정대로 출시가 진행되더라도 관련 실적은 2019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올해 예상 실적에는 전혀 타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CPI필름 사업은 문제없이 진행 중이며 하드웨어에 결격사유가 없다는 점에서 최종 양산시기의 추가 지연 가능성은 낮다"며 "최근 주가 조정은 펀더멘털을 훼손시킬 요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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