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사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장에서 단체교섭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부터 크게 상승한 최저임금에 맞춰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사측이 제시한 상여금 매달 분할 지급안이 부결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 회사측은 월급이 지급되는 이달말까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16.4% 인상된 7530원이다. 현대중공업은 낮은 연차 직원들이 올해부터 적용된 새 최저임금 기준에 못미칠 것으로 보이자 지난해말 노조와의 임금협상에서 상여금을 매달 분할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상여금을 매달 분할 지급하는 안도 포함됐다. 현재 짝수달에 100%(12월은 200%), 설·추석 각 50% 지급하는 상여금(총 800%) 중 300%는 매월 25%씩 지급하고, 매 분기말에 100%, 설·추석에 각각 50%로 나눠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최저임금제도개선위원회에서 매달 지급되는 상여금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넣자는 권고안을 내놓긴 했지만 아직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상으로는 회사가 임의로 상여금을 최저임금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 위반이다. 노조나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거쳐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만 법 위반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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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달 내 노조와 재협상을 마치고 투표까지 통과시키거나, 최저임금법에 맞게 임금을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2016·2017년 2년치 임금협상을 시작한 후 1년7개월이 걸려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이달안에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빠른 재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에서 새로운 안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엔 최저임금법에 맞게 임금을 조정해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