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명가' 코닥도 가상화폐 발행… 주가 급등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8.01.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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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 사진 저작권 거래 플랫폼 '코인원' 선보여…'코닥코인'으로 저작권료 지불

자료=CNBC 캡쳐 자료=CNBC 캡쳐


아날로그 필름을 최초로 상용화한 이스트만코닥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사진 저작권 거래용 플랫폼과 가상화폐를 선보인다. 이 발표 후 코닥의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코닥은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사진 저작권을 거래할 수 있는 '코닥원'이란 플랫폼을 만들고 이 플랫폼에서 거래의 매개가 될 가상화폐 '코닥코인'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코닥원은 코닥과 영국 사진 배급업체 웬디지털이 함께 만든 사진 저작권 관리 플랫폼이다. 사진가들이 자신의 사진을 등록하면 사진이 사용될 때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다.

이 플랫폼에서 저작권 사용에 대한 대가로 사진가들에게 지급되는 가상화폐가 코닥코인이다. 코닥은 오는 31일 가상화폐공개(ICO, 기업이 주식 대신 특정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를 실시한다.



코닥 측은 이 플랫폼이 단순히 사진 저작권 거래를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지가 인터넷에서 무단 도용된 사례도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프 클라크 코닥 CEO(최고경영자)는 "사진가들은 오랜 기간 자신들의 작업에 대한 권리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해 왔다"며 "블록체인과 가상화폐가 이 풀리지 않던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코닥은 항상 사진의 민주화와 예술가들에 대한 공정한 저작권 보장을 추구해 왔다"며 "이 기술들이 사진가 그룹에 이 같은 것들을 제공하는 혁신적이고 손쉬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로 코닥의 주가가 급등했다. 뉴욕증시에서 코닥의 주가는 6.8달러로 전일 대비 118% 치솟았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32% 넘게 추가 상승했다.

이번 플랫폼이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며 몰락한 코닥의 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지도 주목된다. 1888년 설립된 코닥은 20세기 필름 시장의 1인자였지만 필름 시대가 지고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렸다. 결국 2012년 파산보호 신청을 거쳐 2013년 회생 절차를 시작했다.



한편 코닥처럼 다른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들이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분야에 진출한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한 사례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음료회사 롱아일랜드아이스티가 사명을 '롱블록체인'이라고 바꾼 뒤 주가가 장중 5배 폭등한 게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사명을 바꾸며 블록체인 분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바이오테크 장비 업체인 바이옵틱스도 지난해 사명을 '라이어트 블록체인'이라고 교체한 후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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