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 매출' 인천공항면세점… 롯데 '철수' 고민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8.01.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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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국면서도 지난해 세계 공항면세점 1위 매출… 롯데, 점유율 vs 이익 놓고 '고심'

'사상최고 매출' 인천공항면세점… 롯데 '철수' 고민


오는 1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화려한 상업시설 공간이 문을 여는 가운데 기존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들과 임대료 협상이 난항을 빚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천공항면세점이 세계 공항면세점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거둔 가운데 임대료 타격이 가장 큰 롯데면세점이 철수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롯데면세점은 오는 2월 인천공항면세점 철수 방침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 기간 5년 중 2년6개월이 지나야 사업자가 철수를 요구할 수 있게 한 계약조건을 감안하면 평창올림픽을 개최하고 이르면 다음달 말 철수 통보 가능성이 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전체 면세점 면적의 57.3%에 달하는 4개 구역을 운영해 '맏형' 자리를 톡톡히 지켜왔다.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패션·잡화 등 전 품목을 판매한다. 2015년 입찰에서 다른 구역에 낙찰된 신라, 신세계 등 사업자들과 함께 오는 2020년 8월까지 1터미널 면세점을 운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막대한 임대료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운영 첫 해인 2015년 9월부터 1년간 임대료 부담은 506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는 7740억원, 이후 2019년 8월까지 1년간은 1조1610억원, 2020년 8월까지 1조1840억원 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계약돼 있다.



2터미널 오픈으로 고객 이동도 불가피해 인천공항공사 측과 임대료 조정협 의를 진행해 왔지만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를 비롯한 1터미널 사업자 간 큰 '온도차'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30%가량 임대료 인하안을 제시했지만 롯데 측은 절반 이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 플래그십매장 /사진제공=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 플래그십매장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수차례 협상에도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인천공항공사를 불공정거래로 제소했고 사실상 협상은 중단됐다.

공정위 제소와 관련 조정은 연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롯데면세점 측은 이보다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으로 철수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공항에 입점한 7개 면세점의 지난해 총 매출이 21억달러(약 2조3313억원)로 2016년보다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면 하에서도 두바이공항을 제치고 2년째 세계 1위 매출을 달성한 것.

철수를 결정하게 되면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연간 1조원 매출을 잃게되고 격화하는 면세시장 경쟁에서 적지 않은 점유율을 잃게 된다. 또 '철수' 기록이 향후 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가시 불리한 사유로 작용하게 될 수 있어 부담감도 크다. 업계 '맏형'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무시할 수 없다.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서도 큰 면적을 운영하는 실력있는 사업자가 빠져나가면 새 입찰을 진행하는 것에 부담감이 있다.

한편 신라, 신세계를 비롯 경쟁사들은 이 기회를 틈타 공항면세점 추가 운영 기회를 노리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 신규사업자들이 늘며 업계 점유율 경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롯데면세점이 일부 구역 철수를 결정하게 되면 경쟁사들이 적극 입찰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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