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롯데면세점은 오는 2월 인천공항면세점 철수 방침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 기간 5년 중 2년6개월이 지나야 사업자가 철수를 요구할 수 있게 한 계약조건을 감안하면 평창올림픽을 개최하고 이르면 다음달 말 철수 통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임대료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운영 첫 해인 2015년 9월부터 1년간 임대료 부담은 506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는 7740억원, 이후 2019년 8월까지 1년간은 1조1610억원, 2020년 8월까지 1조1840억원 임대료를 내는 것으로 계약돼 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 플래그십매장 /사진제공=롯데면세점
공정위 제소와 관련 조정은 연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롯데면세점 측은 이보다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으로 철수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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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공항에 입점한 7개 면세점의 지난해 총 매출이 21억달러(약 2조3313억원)로 2016년보다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면 하에서도 두바이공항을 제치고 2년째 세계 1위 매출을 달성한 것.
철수를 결정하게 되면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연간 1조원 매출을 잃게되고 격화하는 면세시장 경쟁에서 적지 않은 점유율을 잃게 된다. 또 '철수' 기록이 향후 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가시 불리한 사유로 작용하게 될 수 있어 부담감도 크다. 업계 '맏형'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무시할 수 없다.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서도 큰 면적을 운영하는 실력있는 사업자가 빠져나가면 새 입찰을 진행하는 것에 부담감이 있다.
한편 신라, 신세계를 비롯 경쟁사들은 이 기회를 틈타 공항면세점 추가 운영 기회를 노리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 신규사업자들이 늘며 업계 점유율 경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롯데면세점이 일부 구역 철수를 결정하게 되면 경쟁사들이 적극 입찰전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