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지난해 연말 달러 약세와 일회성 비용을 반영, 잇따라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를 하향조정했지만, 그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셈이다. 단기적으로 주가 횡보 가능성이 나오는 동시에 올해 상반기 실적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연간 기준으로든 분기 기준으로든 사상 최고 실적이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추산한 삼성전자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66조7277억원, 영업이익 15조8128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7000억원 가량 컨센서스에 못미쳤다.
그러나 실제 실적이 증권사 전망치 하단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통틀어 가장 근접하게 영업이익을 전망한 증권사는 15조2000억원을 제시한 JP모간이다. 지난해 잇따른 '깜짝 실적'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 적중도가 오른 상황에서 추정 구간에서 벗어난 '어닝쇼크'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낸 배경으론 약세로 돌아선 원/달러 환율효과가 예상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달러당 1070.5원에 2017년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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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비중이 큰 반도체 사업부가 환율에 가장 많이 영향받는 만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더 악화됐다고 업계는 풀이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IM(모바일) 사업부와 디스플레이 사업 판매량이 예상치에 못 미쳤고 약달러 효과까지 겹쳐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원/달러 환율 하락과 상여금 지급을 고려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한 차례 조정했는데, 하향 조정된 추정치보다도 실적이 부진했다"며 "사상 최대실적이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많이 못 미쳤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당초 예상보다 이익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영향과 애플의 아이폰X 출하량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말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환율 영향과 스마트폰·디스플레이 판매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 지난해 실적 분석과 올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컨퍼런스가 예정된 1월 말까지 주가 횡보가 예상되고 원화강세(달러약세) 흐름이 완화돼야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최근 조정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고, 반도체 중심 이익 증가 전망이 있어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