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모듈러 TV '더 월'을 공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더 월'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화면 앞 10㎝까지 다가서도 실물 색상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였다. 전세계 300여 미디어매체 앞에서 데뷔전을 치르느라 긴장했던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의 얼굴에 미소가 돌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더 월'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모듈러 TV다.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1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이하인 초소형 LED를 디스플레이에 심는 방식이기 때문에 백라이트는 물론 컬러필터도 필요없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반도체 공정처럼 웨이퍼에서 LED를 생산해 기판에 부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화면의 크기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만들어 붙이는 모듈러 방식이 가능한 이유다. 한 사장은 "거실 벽의 크기가 바로 TV 화면의 크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초대형 프리미엄 TV 모델부터 마이크로LED TV를 내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형화 기술에 제한이 있는 OLED TV가 따라오기 어려운 초대형 TV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8K OLED 디스플레이 중에선 LG디스플레이가 이달 초 내놓은 88인치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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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LED TV도 기술력에서 아직 제약은 있다. 마이크로LED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옮겨심는 공정이 까다롭다. 가격도 높다. 한 사장은 "미세공정기술이 발전하고 양산이 시작되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술 선점을 위해 대만의 마이크로LED 제조사 프레이나이트라이드에 지분 투자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저해상도 영상을 8K UHD급 고해상도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85인치 QLED TV도 선보였다. 수백만 종류의 영상을 미리 학습한 AI(인공지능)가 화면의 밝기·블랙·번짐 등을 보정하는 최적의 필터를 찾아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대형 고해상도 TV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화면에 맞는 UHD급 고해상도 영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원본 화질에 상관없이 옛날 영화도 최신 고화질 영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산업적 측면에선 화질 개선을 위해 8세대(2200×2500㎜) 패널 개발에만 수조원을 투입하는 디스플레이업계의 투자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더 월'을 올해 안에 주문생산 방식으로, 'AI 고화질 변환 TV'를 올 하반기 한국과 미국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삼성 퍼스트 룩 2018' 에서 85형 8K QLED TV로 인공지능을 적용해 FHD급(1920x1080)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로 변환해서 보여주는 시연을 했다. 왼쪽이 8K QLED TV AI업스케일링, 오른쪽은 4K UHD TV 업스케일링. 잔디의 섬세한 표현력에서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