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 캐자" 상장사 가상화폐 사업 진출 '봇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1.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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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채굴·보안에 ICO까지...4차산업혁명 시대 신사업으로 각광

비트코인 투기 논란에도 상장사들의 가상화폐 사업 진출이 늘고 있다.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화폐가 가까운 미래에 큰 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상화폐 사업 진출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디지털 금 캐자" 상장사 가상화폐 사업 진출 '봇물'


상장사들이 관심을 가지는 가상화폐 사업 분야는 △거래소 △채굴 △가상화폐 개발 및 투자금 모집 △보안 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가상화폐 거래소다.



가상화폐 거래량 폭증으로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점과 현행법상 신고만 하면 누구나 진출할 수 있기에 앞다퉈 거래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카카오 자회사 두나무가 운영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하루 수익이 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노다지'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8일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 중이거나 거래소 운영업체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상장사는 비덴트, 옴니텔, 버추얼텍, 모다, 키위미디어그룹, SCI 평가정보, 넥스지 등이다.



비덴트와 옴니텔은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을 보유했다. 버추얼텍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열 예정인 토마토솔루션 지분 30%를 확보했다. 모다는 2~3월 중 가상화폐 거래소를 직접 선보일 계획이다.

SCI평가정보는 지난해 12월 가상화폐 거래소 에스코인을 개설, 운영 중이다. 키위미디어그룹은 가상화폐 트레이딩 업체인 비트뱅크 지분 51%를 인수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넥스지는 가상화폐 거래소 넥스코인에 20억원을 출자했다.

가상화폐 채굴에 뛰어드는 업체도 등장했다. 가상화폐 채굴이란 해당 화폐의 프로그래머가 짜놓은 연산을 수행한 대가로 가상화폐를 얻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엠게임은 자회사를 설립해 가상화폐 채굴사업을 본격화했다. 완구업체 손오공도 자회사 손오공IB를 통해 가상화폐 채굴·유통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예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해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진행한다는 업체도 등장했다. IOC란 주식시장의 IPO(기업공개)처럼 코인을 개발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회사 한빛소프트는 블록체인 플랫폼 및 가상화폐 개발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해외법인을 통해 ICO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빛소프트는 코인 ICO를 통해 약 10만 이더리움(약 1800억원)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라이브플렉스와 씨티엘도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인 크립토마블, 비트지코인을 발행한다고 밝혀 주가가 급등했다.



수차례 해킹에 노출되며 보안 이슈가 발생한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안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라온시큐어와 시큐브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의 가상화폐 사업 진출이 줄 잇는 가운데 실체가 없는 기업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 팀장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베팅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가상화폐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업체에 투자할 때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 사업에서 어떤 식으로 돈을 벌지 비즈니스 모델이 확실하지 않고 실체가 없는 기업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며 "특정 산업이 좋다고 하니까 앞뒤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기업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 안정적인 투자에 더 적합하다고 봤다. 상장 기업 중 블록체인을 실제 개발한 업체로는 삼성에스디에스 (153,900원 ▼1,500 -0.9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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