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수업은 이같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학교는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더구나 학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과외 수업까지 해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이왕이면 어릴 때부터 배우면 좋다고 하는 영어면 더욱 좋다.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의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가 시행되려면 2년 전 맞벌이 가정의 고민이 충분히 해결됐어야 하는 지 되돌아봐야 한다.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청와대 청원으로 달려가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또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능력은 직업의 기회와 소득의 격차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서도 '금수저'와 '흙수저' 간 기회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즉 영어 교육이 '빈익빈 부익부'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에게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는 불평등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외국어를 배우면 모국어와 혼동할 수 있어 학습 효율이 높지 않고,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줄여야 한다는 교육부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까. 생존과 불평등의 구조 속에서 '방과 후 영어수업'을 그나마 위로로 삼아왔던 이들에게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해야 한다는 '교육 정책'은 그저 사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