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청원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18.01.0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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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포스터영화 '1987' 포스터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당해 목숨을 잃은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만들어 달라는 청원 운동이 시작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찰이 운영하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바꿔주십시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지난 2일 게시된 이 청원글은 4일 오전 9시30분 기준 165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마감일은 다음달 1일이다.

청원글을 올린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측은 "최근 영화 '1987'이 개봉하면서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스러져간 남영동 대공분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대공분실을 방문한 방문객들은 박종철기념사업회가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줄 알고있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남영동 대공분실은 경찰이 운영·관리하고 있다. 박종철 기념 전시실이 있는 4층과 조사실이 있는 5층 등 일부 공간만 시민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된 상태다. 나머지 공간은 경찰청이 인권위원회 교육장, 내부 성희롱신고센터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화 '1987'에 나온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의 조사실 촬영현장. /사진=영화 '1987' 스틸컷영화 '1987'에 나온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의 조사실 촬영현장. /사진=영화 '1987' 스틸컷
사업회 측은 "남영동 대공분실은 '인권경찰로 거듭 태어난 경찰상을 과시하는 공간'으로 제한되기에는 그 역사적 의미가 너무 크다"며 "인권기념관으로 전면 개방돼 자라나는 청소년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함을 배우는 전시·교육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공분실의 전시공간을 확장해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간첩조작 사건들을 포괄적으로 전시 △기획전시, 영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어 인권의 메카로 이용 △국가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고문치유센터 신설 등을 요구했다.



한편 영화 '1987'은 1987년 1월, 22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실제 1987년 1월 발생한 박종철 고문사건과 6월 항쟁을 다뤘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는 지난 3일까지 누적관객수 286만6163명을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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