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고준희양(5)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 고모씨(36·구속), 내연녀 어머니 김모씨(61·구속), 내연녀 이모씨(35·구속) /사진제공=뉴스1
3일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통 공동체의 해체, 가족주의 해체가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 중,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가족주의와 관련된 과목을 만들어 가족의 중요성, 부모의 역할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최근 관련 범죄에 대해 수사기관과 법원이 엄단 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처벌 강화는 더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라며 "사전적 예방 교육, 사회적 인식 제고 등으로 풀 문제"라고 말했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양육의 기본 인식조차 없는 어린 부모들이 많다"며 "아이를 성인과 같은 인격체,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인식시키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어 "어린 나이가 부모가 된 이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고 알코올 중독 등에 빠지다 아이에 대한 학대로 이어질 수 있는데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력에 둔감한 사회가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홍 교수는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는 양육 과정에서 학대나 폭력에 예민하지 않다"며 "최근 사건의 부모들은 스스로 학대 등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계 당국의 적극적 자세를 주문한다. 강민규 한국가정행복조성센터 이사는 "당국은 학대를 당하는 아이 등이 상담을 받으러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찾아다녀야 한다"며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이사는 "문제가 있는 가정을 빨리 찾아낼수록 그만큼 아이들의 회복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위험 가정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학대를 한 부모에게서 친권을 뺏는 등 강력한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계부나 계모, 편부모라서 학대를 했다는 편견과 연관 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아동학대는 대물림된다는 경고다. 구미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아이는 부모를 통해 세상을 처음 접하는데 그 과정에서 부모한테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불안감을 갖고 성장한다"며 "이런 사람이 부모가 되면 그 불안감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