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29일에 촬영된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왼쪽)과 메릴 스트립의 모습. 하비 웨인스타인은 잇따른 성추문 폭로로 영화계에서 퇴출됐다. 메릴 스트립은 '타임즈 업' 창립을 주도하며 영화계 성폭력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AFPBBNews=뉴스1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여배우와 스태프 등 할리우드 여성 종사자들은 성범죄 대응 단체 '타임즈 업'을 창립했다. 이 단체는 할리우드 뿐 아니라 블루칼라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 맞서기 위해 조직됐다.
1300만 달러(약 138억원)의 기부금을 모은 이 단체는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법적 대응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 또 피해자에 침묵을 강요하거나 성추문을 용납하는 기업을 제재하는 법안 제안, 직장 내 성평등 확립 방안 마련 등을 추진한다.
지난해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문 폭로 이후 이어진 성범죄 폭로 운동,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은 폭로에만 초점을 둬 조직적인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타임즈 업'의 출범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단체는 오는 7일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가하는 여성들이 검은 옷을 입는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이 운동에는 많은 여배우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일부 남자 배우들도 지지를 보냈다. 배우 롱고리아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년간 우리는 아름다운 얼굴과 매력을 지닌 여성으로서 이 시상식을 팔아 왔다"며 "이번에는 우리에게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