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제치고 대장주된 '리플'..하루 2조원 거래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7.12.3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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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을 통한 해외송금 상용화 소식에 3500원 진입…31일 전날 대비 25% 급락

리플 최근 한달간 가격변동 그래프. / 자료제공=빗썸리플 최근 한달간 가격변동 그래프. / 자료제공=빗썸


은행 간 간편한 송금을 위해 제작된 가상통화(암호화폐) 리플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비트코인을 제치고 국내 가상통화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리플을 활용한 해외 송금 연동 테스트가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31일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리플은 전날 같은 시각보다 870원(24.8%) 떨어진 2632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동안 거래된 금액은 1조9726억원으로 비트코인(2539억원)의 7.8배에 달한다.



전날 2210원에서 출발한 리플 가격은 오전 11시 3510원까지 올라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 28일 정부의 가상통화 규제안 발표로 인해 대부분의 가상통화 시세가 떨어졌음에도 리플만이 줄곧 상승하며 다른 흐름을 보였다. 현재는 급격한 가격 상승 후 일시적인 조정을 거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플은 은행 간 비효율적인 송금 방식을 해결하기 위해 '리플랩스'가 제작한 가상통화다. '리플넷(Ripple Net)'이라는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나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해준다. 보통 2~3일이 걸리는 해외송금은 리플을 통해서는 3~4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플은 다른 가상통화와 달리 처음 제작할 때부터 1000억개가 발행돼 채굴이 불가능하다. 리플랩스는 매달 최대 10억개씩 시장에 내놓고 있고 현재 350억개가 유통되고 있다.

최근 우리·신한은행과 일본 SBI은행·레소나은행 등이 리플을 활용한 해외송금 테스트에 성공하며 내년 봄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지난 28일(0시 기준)까지만 해도 리플은 1602원에 거래됐다.

리플을 통한 해외송금이 시작되면 은행끼리 디지털로 연동돼 자금이체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중계은행이 사라지면서 수수료 역시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27일에는 일본 SBI은행을 운영하는 SBI홀딩스가 은행들뿐만 아니라 JCB, 스미토모 미쓰이, 세이슨 등과 일본 내 신용카드사와도 '카드 컨소시엄 사무국'을 운영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리플의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다만 리플 거래의 상당부분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이뤄지며 세계 시세와 가격차가 크게 나고 있어 투자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가상통화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3곳에서 거래되는 비중은 각각 25.0%, 6.7%, 3.5% 등 총 35.2%에 달한다. 등록되지 않은 업비트까지 합한다면 리플 거래의 절반 가량을 국내에서 취급하는 것이다.

게다가 리플 가격은 빗썸(2.57달러), 코인원(2.57달러), 코빗(2.59달러) 등으로 세계 1위 가상통화 거래소 비트피넥스(1.87달러), 3위 비트렉스(1.92달러) 보다 30~40%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플은 다른 가상통화보다 안정성과 속도, 보안이 우수하고 기존 금융 기관의 취급에도 적합하다"며 "다만 국내 가격이 유독 높은 것은 그만큼 투기 자본이 많이 끼어 있다는 의미로 폭락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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