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통화 규제 통하나…전세계 비트코인 가격 급락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권다희 기자 2017.12.2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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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문가, 거래 투명성 확보·투기수요 감소·김치 프리미엄 감소 기대

정부 가상통화 규제 통하나…전세계 비트코인 가격 급락


한국 정부가 고강도 가상통화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전세계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했다. 특히 이번 정책으로 글로벌 가상통화 가격과 관련 기업의 주가도 떨어지면서 국내 가상통화 규제에 전세계의 관심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당분간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에 신규 투자자 유입이 차단되고 가상통화 거품도 일부 꺼질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1900만원대로 떨어지며 전날 2000만원선이 붕괴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날 100만원에서 밀린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95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모네로, 이오스, 비트코인골드 등도 전날 급락한 이후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했다. 글로벌 가상통화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한국정부의 규제 발표 이후 전날 대비 11% 하락한 1만3600달러(약 1456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주가도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소프트웨어 업체인 페어틈이 전날 장중 30% 가까이 급락했고, 디지털파워, 롱핀 등 다른 가상통화 관련주도 6% 이상 하락했다.



국내외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규제로 가상통화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드릭 장송 비트스프레드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가상통화 거래 규제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규제 당국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질서 있는 시장에서 거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국내외 가상통화 시세차이인 ‘김치 프리미엄’도 해소될 전망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외국 가상통화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간 가격 차이, 특히 가상통화가 외국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싸게 팔리는 현상을 뜻한다. 김치 프리미엄은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5~10% 선을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최대 30%까지 증가했다.

김치 프리이엄이 생긴 이유는 국가별로 가상통화 실시간 매매 시스템이 없는 환경에서 국내 가상통화 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서다. 지난 6월까지 국내 가상통화 매수자수는 약 100만명에서 이달들어 300만명까지 불어났고 이에따라 전세계 가상통화 시장 시장점유율(일일 거래액 기준)도 20%까지 늘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을 비교했을 때 김치 프리미엄이 전날 발표전에 원화로 500만원 정도 차이가 났었는데 현재 300만원으로 좁혀졌다”며 “정부의 거래실명제 도입에 따라 자금세탁·투기자본 유입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워지면서 하루 7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상통화 거래액수도 감소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과의 시세차이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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