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글로벌인물10]⑦'경제 대통령' 제롬 파월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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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 강조하지만 '신중한 금리인상' 옐런 통화정책 기조 이을 듯

편집자주 올해도 전 세계가 격변을 겪었다. 그 중심엔 사람이 있었다. 세계 정치·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했고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1인 절대권력을 움켜쥐었다. 머니투데이 국제부는 지난 1년간 다룬 이슈를 되짚어 올 한 해 국제사회 흐름을 주도한 인물 10명을 꼽았다. ①시진핑 ②도널드 트럼프 ③에마뉘엘 마크롱 ④앙겔라 메르켈 ⑤아베 신조 ⑥무함마드 빈살만 ⑦제롬 파월 ⑧제프 베조스 ⑨손정의 ⑩수전 파울러가 그 주인공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 겸 차기 의장/사진=블룸버그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 겸 차기 의장/사진=블룸버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내년 2월 재닛 옐런 의장의 바통을 잇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을 뒷받침할 적임자로 평가받지만 통화정책은 옐런 의장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파월은 경제성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제 성장률을 과거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토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성장률을 역사적 수준인 연간 3%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파월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도 지지한다. 월가에서 그를 반기는 이유다.

반면 옐런은 연간 3%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도 경계했다. 옐런은 FRB에서 금융위기의 후폭풍을 목도하며 금융규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럼에도 파월은 통화정책 면에서 옐런의 입장을 지지한다. FRB 이사로 있는 동안 점진적인 금리인상이라는 옐런의 통화정책 기조를 거스른 적이 없다. 시장에서 파월이 이끄는 FRB가 옐런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파월을 차기 FRB 의장으로 지명한 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력 이코노미스트 59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8%가 파월의 FRB가 재닛 옐런 의장이 이끌어온 FRB와 같은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의 FRB가 통화긴축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답한 이는 12%에 그쳤다. 파월은 그동안 옐런 의장과 마찬가지로 신중한 금리인상을 주장해왔다.

피터 후퍼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파월의 FRB가 옐런의 FRB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 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도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진화하는 한 그동안도 그랬고 앞으로도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경기과 과열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지난달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FRB의 예상치보다 높은 2.5%로 제시했다. FRB는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4%, 2.1%로 전망했다. 이달 FOMC에서 이를 각각 2.5%로 높여 잡았다.

올해 64살인 파월은 공화당원으로 FRB 본부가 있는 워싱턴DC 토박이다.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학사), 조지타운대에서 법학(박사)을 전공했다. 경제학 박사학위가 없는 FRB 의장으로는 폴 볼커(1979~87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파월은 FRB 최초의 투자은행 출신 의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된다. 그는 1984~90년에 미국 투자은행 '딜론,리드&코'에서 상업은행, M&A(인수합병) 등을 담당하며 부사장까지 올랐다.

1990년대 초 조지 W.H. 부시(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는 재무부 국내금융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1997~2005년에는 사모펀드 회사인 칼라일그룹에서 일했다. 덕분에 그는 공화당 주류는 물론 월가 금융기업들의 지지를 받는다. 2011년 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FRB 이사로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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