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질적 투자 외면하고 확장에만 매진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7.12.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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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이익 흑자에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순손실... 제2부속병원에 7000억 투입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입구/사진제공=뉴스1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입구/사진제공=뉴스1


시설·인력투자에 인색했던 이대목동병원이 거액을 들여 제2부속병원을 건립하는 등 확장 경영에만 몰입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41억원 경상이익을 거뒀다. 그런데 순이익은 13억원 손실로 기재됐다.

이는 병원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전입액(이하 준비금)으로 154억원을 설정한 데서 비롯됐다. 경상이익 전액이 준비금으로 빠져나가고 모자란 돈은 손실로 처리된 것이다.



준비금은 대학병원만의 독특한 계정으로, 오랜 논란거리 중 하나였다. 준비금은 5년간 법인이 고유목적사업을 벌이기 위한 적립금이다. 대학병원에서 고유목적사업이란 건물이나 토지 매입, 의료기기 등 투자를 말한다. 이대목동병원은 순이익 산출 직전 준비금을 따로 마련해놓는 바람에 손익계산서상 손실을 냈고 법인세를 면제 받았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런 식으로 마련한 돈의 상당 부분을 마곡 제2부속병원 건립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목동병원은 2015년부터 제2부속병원을 건설해왔다. 총면적 19만8000㎡(약 6만평)에 병원이 16만5000㎡(약 5만평), 의대가 3만3000㎡(약 1만평)을 차지한다. 지하6층, 지상10층에 1000병상 이상 규모로 장기이식센터와 심뇌혈관센터, 암센터 등 고난이도 중증질환 전문센터로 운영된다. 내년 9월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대서울병원으로 이름 지어진 제2부속병원 건설에는 모두 7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대목동병원은 동대문 병원을 팔아 마련한 1100억원을 이대서울병원 건설에 투입하는 등 병원의 자원을 모두 이 곳에 쏟고 있다.

의료계는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 시설이 낙후된 데는 이 같은 확장경영이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본다. 병원 확장에 필요한 돈의 일부만 투자를 했어도 20년 된 인큐베이터는 자취를 감췄을 거라는 지적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학병원들이 거액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전입액을 조성해 확장경영에만 몰입하고 종전 병원 내 적정 수준 투자를 하지 않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이대목동병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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