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도 유전…버핏 종손, 차기 '투자의 귀재'로 주목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2.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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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종손 회사, 6월 나스닥 상장 후 주가 급등…"버핏과 투자 전략 비슷해"

세계 최고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위에 회장. /AFPBBNews=뉴스1세계 최고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위에 회장. /AFPBBNews=뉴스1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등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투자 능력도 유전될까. 버핏의 종손(조카의 아들)이 경영하는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그가 차기 ‘투자의 귀재’로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에 본사를 둔 보스턴 오마하 주가는 지난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시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10.3%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보스턴 오마하는 광고 간판 판매로 시작해 보증보험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회사로 버핏의 누나인 도리스 버핏의 손자 알렉스 버핏 로젝이 공동 CEO(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지원도 일절 받지 않았다. 실제로 보스턴 오마하의 기업 보고서에는 ‘버핏’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로젝은 “사업 성공을 위해 버핏이 개인 교습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만약 버핏으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기업 보고서를 집어 드는 게 제일 나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버핏과의 혈연관계가 보스턴 오마하 주가에 영향을 주는 건 분명해 보인다. 보스턴 오마하 시가총액은 약 4억700만달러로 장부가격 대비 2.7배 큰 규모다. 회사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40만달러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며 고평가 상태다.

투자회사 보서트캐피탈 창립자 알렉스 보서트는 “일부 사람들이 보스턴 오마하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버크셔 해서웨이처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로젝 등이 버핏에게 조언이나 자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스턴 오마하의 경영 모습은 버크셔 해서웨이와 유사하다. 두 회사 모두 안정된 수익을 올리면서도 경쟁력 있는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 후에도 독립 경영 보장 및 장기 보유를 목표로 한다. 분기별 실적 발표를 하지 않고 연차총회만 개최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앞서 로젝은 지난 2009년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차총회에서 수천명의 버크셔 주주 앞에서 청혼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버핏이 마지막 질문자로 로젝을 선택했고, 로젝은 질문 대신 지금의 부인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이후 버핏은 로젝이 자신의 종손임을 밝혔다.

버핏은 로젝에 대해 “그의 사업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며, 보스턴 오마하 주식도 보유하지 않는다”면서도 “로젝은 매우 훌륭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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