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비트코인 규제강화 시사…"원금 모두 날릴 수도"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12.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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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운영·보안 결함, 시세조정 등 투자자들에게 명백한 위험 있어" 강조

EU, 비트코인 규제강화 시사…"원금 모두 날릴 수도"


유럽연합(EU)이 가상화폐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 등 가상화페의 높은 변동성과 버블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EC) 부위원장이 EU 내 은행 및 시장 감독 기관에 보낸 서한을 입수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 서한에서 돔브로브스키는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와 관련한 EU 규제 틀의 적용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또 EU 내 감독 당국이 최근 가상화폐 시장 변동성에 높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역내 감독기관이 소비자들에게 비트코인 투자 위험성을 더 경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성과 관련해 투자금액을 모두 잃을 위험, 운영 및 보안 결함, 시세 조종 등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에게 노출된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돔브로브스키는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투자자들은 반드시 비트코인의 가치를 어느 국가나 발행자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어느 순간에라도 (가상화폐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진짜 화폐가 아니다"라고 거듭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중순 이후 2배 이상 올랐다. 이번 주엔 역대 고점인 1만9500달러까지 닿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반락해 1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이 역시 연초 대비 17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가격 급등은 각국 규제 당국을 긴장시켰다. 지난주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앤드류 베일리 청장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살 때는 투자 원금을 모두 날릴 준비를 해야 한다"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번주 블록체인 컨설팅 '크립토컴퍼니'의 거래를 잠정 중단시켰다. 이번 달에만 가격이 2000% 이상 치솟자 시세조정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올해 10월 회사명을 크로에(Croe)에서 가상화폐르 연상시키는 크립토로 변경하며 가상화폐 관련 종목에 대한 묻지마 투자 우려도 높아졌다.

또 미국의 대표적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20일 비트코인캐시 내부자 거래 가능성 혐의가 있는 자사 직원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는 금융시장 전반의 안전성 위험 보다 투자자 보호에 더 집중돼 있는 분위기다. 돔브로브스키는 서한에서 "가상화폐 거래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지금 시점에선 금융시장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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