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국립국악원장/사진제공=국립국악원
서울 서초동 우면산 자락 국립국악원에서 지난 18일 만난 김해숙 원장이 눈에 쌓인 밖을 보며 꺼낸 말이다. 김 원장은 2014년 취임한 이후 ‘국악의 대중화’를 목표로 쉼없이 달려왔고 연말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정력적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대중가요에 국악의 선율을 접목할 수 있도록 대중음악 작곡가들을 대상으로 한 국악 수업 역시 2년째 진행 중이다. 김 원장은 “음악에도 대중음악이 있는 것처럼 대중국악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클래식한 국악도 있어야 하고 감성은 다양하니 (국악도) 분야와 영역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야금을 연주해 보이는 김해숙 국립국악원장
이들 대부분은 국립국악원 외국인 초청연수로 국악을 처음 접한 작곡가들로 국악기를 배워가면서 자신의 음악과 국악을 접목해 작품을 썼다. 김해숙 원장은 “작곡가마다 음악적 기반과 색깔이 다 다르지만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세계 각국 작곡가의 국악작품을 통해 국악의 세계화에 한발 다가선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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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립국악원의 외국인 대상 연수는 연주와 창작 외에 전시 등 다양한 결과물로 변용되고 있다. 내년 6월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음악박물관에서 국악기와 유물 전시 등으로 진행되는 한국음악 특별전은 지난 2015년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스페인 음악학자(호라시오 쿠티)와의 교류가 결정적이었다.
연말까지가 임기인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가야금 연주자와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어와 국사는 필수인데, 왜 국악은 그렇지 않죠. 외국에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우리 전통음악을 우리 국민들이 제대로 접할 수 있도록 정규교육에 국악의 비중을 늘려야 해요.”
김해숙 원장이 ‘크리스마스 기분도 국악으로 낼 수 있다’며 캐롤 국악음반을 건네며 한 말이다. 50여년 가야금 외길을 걸어온 그는 내년 초 공연도 계획돼 있고 그뒤로 재직했던 한국예술종합학교로 돌아갈 예정이다. 행정가 역할을 내려놓더라도 교육자와 국악인으로서 그에게 퇴임이란 없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