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에 비상걸린 미래에셋대우 "올것이 왔다"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2017.12.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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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 평소 미래에셋대우 지배구조 고강도 비판… 초대형IB도 '제동'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에 착수하자 증권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미래에셋의 내부거래에 대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공정위 미래에셋대우 조사 "올 것이 왔다"=공정위는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컨설팅 등 계열사에 부동산 관리 업무 등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잡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조사에 비상걸린 미래에셋대우 "올것이 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63%)과 부인(10.24%) 등 박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소유한 블루마운틴CC(골프장), 포시즌스호텔 운영을 맡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7월 블루마운틴CC 운영권을 자회사인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넘겼다. 이를 두고 정부 규제를 피해 오너 일가에게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공정위가 미래에셋그룹을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 파다했다. 특히 새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김상조 교수가 취임하면서 이 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김 위원장이 평소 미래에셋의 편법적인 지배구조 및 내부거래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오너 일가가 소유한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지주회사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가 단순히 일감 몰아주기를 넘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발행어음 무기한 보류…초대형IB 제동 걸려= 공정위 조사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발행어음 인가 문제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조사로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날 인가 심사 보류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검사를 받을 경우 사업 인가 심사가 보류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7월 당국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에 허용되는 발행어음은 초대형IB 핵심 업무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IB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특히 경쟁 증권사와의 초대형IB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가 무기한 보류된 반면 경쟁사들이 발행어음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하고 1조원 규모의 발행어음 판매에 나섰고 KB증권, NH투자증권 등도 내년 초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발행어음 인가가 지연되면 자금조달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며 "어음 발행으로 자금을 끌어모아 시중 은행과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쟁하겠다는 미래에셋의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특정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재공시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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