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한 역사내 여자화장실. 이곳은 지난 9월1일 화장실내 휴지통을 철거했다. 대신 세면대 옆에 일반 휴지통을 비치하고 여성 화장실엔 위생용품 수거함을 설치했다. /사진=이재은 기자.
지난 13일 행정안전부는 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화장실 변기 옆 휴지통을 없애고 여성화장실에는 생리대 등 여성용품을 버릴 수 있는 위생용품 수거함을 비치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서울지하철 역사내 화장실 홍보물. /사진=이재은 기자
서울 지하철은 2015년 1월부터 지하철 5~8호선의 휴지통을 단계적으로 없애왔다. 1~4호선 역시 남자화장실은 지난 8월1일, 여자화장실은 9월1일부터 휴지통을 철거해왔다.
1호선 회기역 화장실을 이용한 직장인 A씨(남·26)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예전엔 악취가 났었는데 그게 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측은 화장실에 휴지통을 비치하지 않는 게 경제적 측면에서도 좋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화장실 내 휴지를 모아 다시 버려야하는 일이 사라지기 때문에 1~4호선 역사내 화장실만 따져봐도 연간 4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걸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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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익숙하지 않은 시행 초기, 몇 달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5~8호선에서 먼저 휴지통을 없애보니, 6개월 정도면 시민들이 휴지통 없는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며 "시행 초기에는 변기에 다른 쓰레기를 많이 버려 변기가 막히고, 바닥에 휴지를 버리는 일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지하철 1호선의 한 역에서 화장실 청소를 맡고 있는 청소노동자가 기자에게 보여준 사진. 휴지가 바닥에 마구 널브러져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변기에 휴지를 넣으면 막힌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이들이 시행초기 잘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면 금세 적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도 드디어 선진적인 화장실 문화를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