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 부진에…PBR 1배도 쉽지않은 현대사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7.12.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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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업력의 사료회사 현대사료,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동종업계 낮은 밸류에이션 극복이 과제

34년 업력의 동물사료 회사 현대사료가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가운데 동종업계에 대한 시장의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모 과정에서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의 기업가치 책정도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사료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동종업계 부진에…PBR 1배도 쉽지않은 현대사료


현대사료는 닭, 돼지 등 동물 사료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회사다. 30년 이상의 업력과 혼합사료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계에서 안정적 지배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매출액은 1065억원으로 전년대비 14.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전년대비 7.7% 증가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 동종업계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일사료 (5,100원 ▼60 -1.16%), 체리부로 (1,064원 ▼7 -0.65%), 하림 (3,480원 ▼15 -0.4%) 등 동물용 사료와 양계 및 양돈 사업을 벌이는 기업 주가가 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일사료와 하림 주가는 연초대비 각각 27.8%, 35.7% 하락했다. 지난 8월 불거진 '살충제 계란' 파동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 4일 상장한 육계회사 체리부로가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다. 체리부로의 지난 15일 종가는 3540원으로, 상장한 지 약 2주 만에 공모가(4700원)대비 24.6% 하락했다. 체리부로의 현 주가는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PER(주가수익비율) 6배 수준이다. 올해 실적이 전년대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주가는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체리부로 현재 주가는 PER 약 3.6배에 머물고 있다.

현대사료의 지난해 순이익은 35억원으로 PER 10배를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는 350억원이다. 이는 공모자금 유입 전인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422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까지 고려할 경우 자기자본이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사료 측에선 적어도 5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 동종업계에서 한일사료와 체리부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이상, 하림과 동우팜투테이블은 1배 이하에서 거래 중이다.


현대사료의 기업가치를 PBR 1배 수준인 5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PER 10배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형성된 동종업계의 시장 가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밸류에이션이다. 현대사료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공모 과정에서 공격적인 기업가치 책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료 회사의 경우 AI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나타나는데다 폭발적 성장이 쉽지 않은 구조라는 점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결국 현대사료만의 경쟁력과 향후 실적 기대치 등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 따라 성공적인 상장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양계 및 양돈, 사료 회사 주가는 살충제 파동 등에 영향을 받으며 약세를 보였다"며 "동종업계에 대한 시장 평가가 현대사료 상장에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실적 성장 여부와 내년 사업 전략, 동종업계의 주가 흐름 등에 따라 IPO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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