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하나금융 회추위 고쳐라"…지배구조 개선 요구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7.12.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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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이사회 면담, CEO 승계절차 문제점 지적…
"회추위 사외이사 전원 구성, 회장 배제 등 권고"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초청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스1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초청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 (60,000원 ▲3,400 +6.01%)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개선을 권고했다. 회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고 현직 회장은 제외하라는 내용이다. 사외이사 선임의 투명성과 객관성도 제고하라고 요구했다. 금융당국이 전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실태점검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개선 요구에 나선 곳은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하나금융 이사회를 면담하고 지배구조 관련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오승원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가 직접 찾아가 이사회에 검사 결과를 설명했다. 금감원은 앞서 하나금융에 대해 리스크관리 실태평가 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7가지 경영유의사항을 전달했다. 경영유의사항에는 CEO(최고경영자) 승계절차, 회추위 구성 및 운영, 사외이사 선임 절차,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 구성과 관련해선 우선 회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현재 하나금융 회추위 규정은 '3인 이상 8인 이하로 구성하되 사외이사가 총 위원의 과반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하나금융 회추위가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고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는데 회장이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장 후보군 추천을 회장의 영향력 하에 있는 경영지원실이 맡고 있다”며 “연임하려는 회장이 실제 회장 선출 절차에서는 빠진다 해도 후보군 선정을 (후보인) 회장이 함께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회추위에 회장 후보인 현직 회장이 포함돼 있는 부분도 개선 사항으로 지적됐다. 하나금융은 현직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경우 회장은 회추위에서 자동 배제된다. 하지만 하나금융 회추위는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고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장 후보군 추천을 회장의 영향력 하에 있는 경영지원실에 맡고 있다"며 "연임하려는 회장이 실제 선출 절차에서는 빠질지라도 후보군 선정을 (후보인) 회장이 함께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밖에 회장 후보군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시 추천자와 후보간의 관계 등을 좀 더 투명하게 공시할 것 등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이번 개선 요구는 앞으로 다른 금융회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부분의 금융지주회사들이 하나금융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향후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의 요구사항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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