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공화당 '텃밭' 앨러배마 보선서 승리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12.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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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 패배…트럼프 정치적 역풍 상당할 듯

앨러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게재 동영상 캡쳐 앨러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게재 동영상 캡쳐


미국 민주당이 공화당 '텃밭'인 앨러배마주 상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승리했다. 내년 미국 중간선거의 '풍향계'로 여겨졌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가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앨러배마주 상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를 앞질렀다. 99%가 개표된 가운데 존스의 득표율이 무어 후보를 1.5%포인트 앞질러 근소한 차이로 당선을 확정 지었다.



앨러배마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된 건 약 25년 만이다. 이 지역은 수십년간 공화당의 지지율이 우세했고 선거 초반만 하더라도 무어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무어 후보가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을 받으면서 초반 예상과 다르게 접전으로 접어들었다.

존스 후보의 당선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여러 면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당장 공화당 상원 의석수가 52석에서 51석으로 줄어든다. 공화당은 총 100석인 상원 의석 중 가까스로 과반을 보유하게 된다. 공화당 내에서 한표의 이탈표만 발생해도 과반이 안 되는 구조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행 의혹에도 무어 후보 지지를 강행했던 만큼 패배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와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성추문이 불거진 후 무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무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선거 막판 무어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힘을 쏟으며 배넌의 손을 들어줬다.

내년 중간선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불가피하다. 이미 공화당이 지난달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와 뉴욕시장 선거에서 완패한 상황에서 안방인 앨러배마까지 내주며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잃었다는 진단이다.

한편 앨러배마 선거 결과가 나온 뒤 미 달러가 하락하는 등 시장도 움직였다. 달러가 하락하며 엔/달러 환율은 전일에 비해 0.2% 하락(달러 대비 엔화 상승)한 113.3엔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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