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내년 ETF 매입 3분의1 줄일 것…경제 환경 좋아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12.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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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연간 6조엔 규모 ETF 매입…올해 10월 매입 규모 갑자기 줄이기도

일본은행(BOJ)의 상장지수펀드(ETF) 월별 매입 현황. /사진=블룸버그일본은행(BOJ)의 상장지수펀드(ETF) 월별 매입 현황. /사진=블룸버그


일본은행(BOJ)이 연간 6조엔(약 58조원) 정도인 상장지수펀드(ETF) 매입규모를 내년에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BS자산관리의 이바야시 토루 일본증시 담당 대표는 이날 블룸버그에 "내년 BOJ가 ETF 매입 규모를 현재의 3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다"며 "(ETF 매입 규모가) 연간 4조엔 정도라면 모두가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와SB투자의 몬지 소이치로 수석전략가도 "BOJ가 내년 ETF 매입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축소시기를 내년 3월 이내로 제시했다.



BOJ가 경기 부양을 위해 ETF를 대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건 지난 2010년부터다. 처음에는 매입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계속 확대됐다. 지난해 7월에는 연간 3조3000억엔이던 매입규모를 6조엔으로 확대했다. 지금까지 BOJ가 ETF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1500억달러(약 164조원)에 이른다. 현재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는 일본 전체의 74%에 이른다. 1년 전보다 9%가량 늘어난 수치다.

BOJ가 지난해 ETF 매입규모를 크게 늘릴 당시에는 세계 경제 상황이 지금과 아주 달랐다. 당시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등으로 투자자들이 추가 충격을 우려할 때였다. 하지만 현재 일본 증시는 2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으며 물가도 최근 1년간 (목표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다.



소이치로 몬지도 "6조엔 규모 ETF 매입 결정 배경에는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 우려가 자리했다"면서 "이제 경제 상황이 변했으며, BOJ의 대규모 ETF 매입에 정당성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BOJ도 ETF 매입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BOJ가 매입한 ETF는 1670억엔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월평균 매입액 5050엔의 33% 수준이다. 지난달 다시 6000억엔 규모로 늘었지만 이달에는 지난 8일까지 200억엔을 밑돌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BOJ가 시장을 왜곡하는 ETF 매입을 줄여야 할 시기라고 이야기한다"면서 "주가지수 급등과 소비자 물가 상승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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