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국내 3대 금융지주회사는 모두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회장 승계계획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승계계획에는 회장 자격요건, 승계 과정, 후보자 추천절차는 물론 관리하는 후보군까지 포함돼 있다.
후보군도 마련해두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는 적게는 5명, 많게는 23명의 차기 회장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5명, 6명의 외부 인사를 후보군으로 관리하고 있고 외부 인사를 추천받을 수 있는 제도를 갖췄다.
하지만 회장이 마음대로 사외이사를 뽑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과반수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고 금융지주회사는 사외이사 후보군도 관리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금융업계 최초로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했고 매년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받고 있다.
투명성과 사외이사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를 추천한 사람도 명시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최초 제안자도 명시해 이병남 사외이사는 경제개혁연대,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현재 청와대 정책실장), 박재하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추천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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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결국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을 더 높여야 회장 추천할 때 운영상의 문제점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조합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돼 있는 노동이사제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 경영진에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이해관계자가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공익이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노동자 추천 이사와 시민단체 추천 이사가 경영진이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사사건건 '딴지'만 걸면서 경영권을 훼손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소 연구원은 "기업 출신, 관료 출신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금융회사 사외이사가 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며 "결국 사회가 그만큼 성숙하고 제도가 자리를 잡을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