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재고관리 적색경고…전년보다 18.4%↑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7.12.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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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분기말 車 재고 자산 6.8조...美 공급량 조절, 내년 보수적 판매목표 전망

현대자동차의 재고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고 자산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미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판매에 영향을 줄 정도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기준 현대차 (249,500원 ▼500 -0.20%) 재고 자산(자동차 제품)은 6조875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8.4%(약 1조원) 늘었다. 그나마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인 7조6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줄어든 수준이다.

원재료와 반제품, 부품 등의 재고를 더하면 자동차 부문의 재고자산은 10조원을 넘어선다. 재고관리가 시급한 시점이다.



현대자동차, 재고관리 적색경고…전년보다 18.4%↑


재고자산회전율은 7.1회로 지난해보다 0.7회 떨어졌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재고 자산이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회사에 부담이 된다는 뜻이다. 2014년 10회를 기록 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재고 관리가 매우 중요한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제품의 부피가 커 보관 장소 임대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오래 방치할수록 녹, 부식 발생 등 훼손의 위험이 커져서다. 재고를 팔기 위해 무리한 할인을 진행할 경우 중고차 가치가 떨어지고, 신차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 지역의 재고 부담이 가장 큰 데 MOS(재고보유일수)가 4.2개월에 달한다. 현대차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3개월 미만으로 떨어트리기 위해 공급량 조절에 들어갔다.

국내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국내도 ‘코나’, ‘G70’ 등 신차나 인기 차량을 제외하면 재고가 쌓여있다. 현대차의 국내 재고량은 4만1000여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의 올 월 평균 국내 판매량은 5만8000대가량이다.

해외로 수출 물량을 조절도 진행할 수 있다. 지난 11월 국내 공장의 해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가 줄었다. 미국 지역 판매량의 55%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연말에 들어서면서 재고조정을 위한 공급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본다. 이미 연초에 세웠던 508만대(올 누적판매 409만대)에 달성이 힘든 상황에서 무리한 생산과 판매에 나서기보다는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오는 8일 해외법인장회의를 열고 해외시장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다. 이후 내년 판매 목표도 결정하는데, 보수적으로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 부진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서다.

한편 많은 재고 물량 때문에 지난 5일부터 돌입한 현대차 노조의 부분 파업의 영향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라인과 부품 라인이 번갈아가며 작업을 중단하는 사업부 순환 파업 방식도 과거 전 부문이 파업하는 것보다 파급력이 적다는 평가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업 자체가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지만 회사가 장기적으로 세운 계획이 파업으로 인해 흐트러진다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은 위기극복을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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