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무소, 거래 절벽·경쟁 격화에 폐업 속출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7.11.28 04:02
글자크기

신규 개업 늘지만 폐업도 잇따라…전체 중개사 수 감소 전망도

공인중개사무소, 거래 절벽·경쟁 격화에 폐업 속출


#서울 서초구 소재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임대료 부담으로 사무실 폐업을 고민중이다. 이 곳의 주된 거래 대상인 재건축 단지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조항을 적용 받으면서 거래 절벽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A씨는 8월 이후 중개를 한 건도 못했다.

최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휴·폐업 건수가 부쩍 늘었다. 개업 공인중개사의 수가 올 들어 10만명을 돌파하면서 중개 경쟁은 극심해졌고, 거래량은 급감해서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지난 8~10월 전국에서 폐업을 신고한 중개사는 329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2명 증가한 것이다. 1~6개월 간 사무소 영업을 중단하는 휴업 중개사는 258명으로 27명 늘었다. 올들어 10월까지 폐업자수는 1만2044명 수준이었다.

10월까지 3개월 간 휴·폐업이 잇따랐지만, 신규 개업 중개사수는 4253명으로 이를 웃돌았다. 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어서가 아니라, 고용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고 자격증 취득자는 과다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인중개업은 자격증을 취득하면 요식업 등과 비교해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오는 29일 합격자가 발표되는 제 28회 공인중개사 시험(10월 시행)에는 32만1001명 응시 원서를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32만 5763명)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전체 개업 중개사는 10만1816명을 기록했다.

부동산 실거래는 줄어들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전국의 아파트 등 주택 매매 거래량은 6만321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감소했다. 예년보다 길었던 추석 연휴,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 정책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갑작스러운 거래 절벽에 중개사무소에 비상이 걸렸다. 거래 기반이 미흡한 신규 중개사무소라면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년 고시'로 불리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중인 은퇴 중장년층에게도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중개 개·폐업 건수의 증감은 부동산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거래량 감소 등을 겪는 현재 부동산 경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전체 개업 공인중개사의 수도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