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한국지엠(GM) 사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판매 확대 등 기업 경영 정상화에 몰두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조와의 내부 갈등이 지속 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젬 사장이 본사 사무실이 위치한 부평공장 생산라인은 종종 방문했으나, (노조와의 갈등 분위기로)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현장 경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초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하려 했으나 통역사 교체 등 절차상의 이유로 결렬됐고 빠르면 이달 하순에나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젬 사장은 국정감사나 기자간담회 등에서 철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수익 실현과 비용 구조 최적화 등의 과제를 극복해 지속 가능한 경영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상호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경영 비정상화'로 흐르는 상황이다. 카젬 사장 취임 첫 달에는 내수 판매량이 쌍용차 (6,040원 ▼50 -0.82%)에 밀려 4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위기를 극복할 별다른 신차 출시 및 판매 전략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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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유럽 PSA(푸조·시트로엥)그룹에 매각된 뒤 사업 재편을 구상 중인 오펠(옛 GM 계열)이 한국GM에서 수입해 온 소형SUV(다목적스포츠차량)와 경차를 대체할 자체 생산 계획을 세우면서, 물량 급감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위기 상황 속에서 노조가 기존대로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은 물론 신차 생산 계획까지 요구하는 추세대로라면 한국GM은 올해 회사 출범(2002년) 이래 15년 만에 처음으로 연내 협상 타결 불발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한국GM은 창원공장의 비정규직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까지 빚고 있으며, 이는 노노 간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비정규직 150여명이 가입해 있는 창원비정규직지회는 사측이 생산량 감소로 하청업체에 아웃소싱 주던 일감을 정규직이 맡도록(인소싱) 하자 반발하며 지난달 말부터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완성차 수천대와 1만대 이상의 수출용 엔진을 제때 생산하지 못하는 등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창원의 주력 차량인) 스파크의 국내·외 고객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수요 확보를 위해 서로 합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