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환율이 전일보다 3.7원 하락한 1085.4원을 나타내고 있다. 2017.1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업계는 최근 원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차 업계의 매출은 42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업계는 수출 비중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원화 강세가 반갑지 않다. 대금 결제가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당 얻을 수 있는 원화가 그만큼 적어지고,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시황이 좋을 땐 조선사들이 발주처에 원화강세를 이유로 선가를 인상할 수 있었지만, 일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마저 여의치 않다.
항공업계도 원화강세를 반긴다. 항공사 특성상 달러로 결제해야 할 항공기 임대료, 유류비와 관련 외화부채가 많은데,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비용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과 GS칼텍스, LG화학 (373,500원 ▲500 +0.13%), 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 등 정유화학 업계는 원화가치 상승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분위기다. 원료의 대부분을 가져오는 동시에 제품 70% 가량을 수출하는 구조상 원료 구입 비용 절감과 수출 부문 수익 저하 효과가 서로 상쇄된다는 것이 업계 대체적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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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도 환율의 단기적인 변동이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외 현지생산 기지 구축 등 평소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며 "결제 통화(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가 모두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환위험 최소화를 위해 수출입 등 경상거래 및 자금거래 시 현지통화로 거래하거나 입금 및 지출 통화를 일치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주요 기업들의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환율변동이 법인세차감전순이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외화자산 및 부채 상황에 따라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약 81억 달러 규모의 순외화부채가 있는 대한항공은 환율 10원 변동 시 약 81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대한항공은 약 810억원의 평가이익이 생긴다는 의미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LG전자는 327억원의 환손실이 발생하고,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는 3322억원의 부정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본다.
단 이같은 수치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매출이나 이익이 아닌 기업이 보유한 화폐성 외화자산 및 부채에 대한 것으로, 환율변동이 기업 전체 실적에 실제로 미치는 영향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7원 내린 1085.4원에 마감했다. 2015년 5월6일(1080원)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9월말부터 지금까지 60원 가량 떨어졌다. 두 달간 원화가 달러화 대비 약 5% 절상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