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년…수익을 되찾아줄 중소형주 펀드는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7.11.1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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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재테크]중소형주 펀드,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 5.19% '껑충'

잃어버린 2년…수익을 되찾아줄 중소형주 펀드는


대형주 장세에서 숨죽이던 중소형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2년여 만에 770선을 재돌파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코스닥 지수가 8년간의 박스권(450~780포인트)을 깨고 내년에는 1000포인트 위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벤처기업 및 코스닥 지원 사격이 이어지는 등 실적, 정책, 수급 삼박자를 타고 중소형주 투자심리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대형주에만 집중하던 외국인과 기관 등 큰 손들이 최근 코스닥 주식을 대거 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중소형주 펀드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오랫동안 고전했던 시장이 좋아지는 국면에서는 통상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쏟아지지만 최근 시장에선 펀드 매수세가 더 강하게 나타나며 투자심리 호조를 방증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4일 기준 중소형주 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5.19%로 일반 주식형 펀드(2.90%)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1개월 수익률 왕은 '메리츠코리아스몰캡'=최근 중소형주 강세장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펀드(설정액 50억원 이상)는 '메리츠코리아스몰캡 펀드'와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로 각각 최근 1개월 수익률이 각각 10.05%와 9.89%를 기록했다.

다만 이들 펀드는 지난해 연간으로 따졌을 때 각각 -23.68%와 -22.34%로 나란히 꼴찌를 기록했다. 오르는 힘이 강한 만큼 내릴 때 낙폭도 커 변동성은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익률 개선은 공통적으로 보유 비중이 높은 소비재주들이 바닥을 찍고 올라온데다 바이오·제약주들의 급등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메리츠코리아스몰캡 펀드의 경우 2015년 6월 출시돼 장기 성과를 논하기엔 아직은 역사가 짧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10.94%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펀드는 2011년 4월 출시돼 주당 2만5000원 미만의 저가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 펀드는 특히 2013년에 23.60% 수익률로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2위를 기록한데 이어 2014년엔 24.18%로 1위를 성적을 내는 등 중소형주 강세장에서는 강력한 성과를 발휘한 적이 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82.54%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선두는 '대신성장중소형주'=연초 이후 11개월여간 수익률을 따졌을때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는 32%의 수익률로 선두를 차지했다.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의 성과를 이끈 일등공신은 IT 업종으로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이 40%를 넘는다. 지난 9월 기준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 10개 중 7개는 IT주였다.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에이치 (16,010원 ▲50 +0.31%)의 투자 비중이 5.96%로 가장 높고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5.02%), 삼성전기 (143,200원 ▼1,700 -1.17%)(3.62%), 피에스케이 (44,850원 ▼3,100 -6.47%)(3.22%), 삼성전자우 (63,500원 ▼400 -0.63%)(2.77%), SK하이닉스 (171,000원 ▼600 -0.35%)(2.7%), 코리아써키트 (15,410원 ▼60 -0.39%)(2.00%) 등도 포함하고 있다.

이 펀드는 중소형주 펀드임에도 한 때 삼성전자 투자비중이 20%에 달하는 등 대형 IT주를 상당한 비중으로 편입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시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투자전략이라는 평가와 중소형주 펀드로서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밖에 올 들어서는 하이중소형주플러스(31.61%), 맥쿼리뉴그로쓰(27.79%)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는데 이들 펀드 역시 IT주 비중이 40% 이상으로 높다.

◇하락시 방어율 1위는 '한국투자중소밸류'=지난해 중소형주 하락장에서도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는 9.56%로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강소기업 펀드'도 0.84% 수익으로 지난해 플러스 성과를 낸 펀드는 이 두 펀드뿐이었다. 지난해 중소형주 펀드는 평균 -11.9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는 중소형주 중에서도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는 가치주들을 담는 전략으로 2009년 이후 매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연간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이어오고 있다.

이 펀드는 ‘분산투자’ 원칙으로 80~90개 종목을 편입해 특정 종목으로 인한 수익률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종목별로도 최대 2%까지만 보유하는 전략을 쓴다. 최근 1개월간 8.90%의 수익을 낸 것을 포함해 올 들어 수익률은 13.32%를 기록했다.

현대강소기업 펀드 역시 2011년 설정 이후 매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펀드로 입소문이 났다. 다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51%로 다른 중소형주 펀드에 비해 힘을 쓰지 못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5%에 그친다.

이밖에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던 펀드로는 맥쿼리뉴그로쓰(-0.63%), 플러스텐배거중소형주(-2.00%), 유리스몰뷰티(-2.42%),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2.52%), IBK중소형주코리아(-3.06%),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3.10%) 펀드 등이 꼽힌다.

◇올해 인기 최고 펀드는 '신영마라톤중소형'=올해 투자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펀드는 신영마라톤중소형주 펀드다.

최근 2년 여 동안 대형주 강세장을 외쳤던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7월 중소형주 주가가 바닥권이라고 판단해 이 펀드를 선보였고 2880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설정 이후 3개월여간 수익률은 -1.61%로 마이너스다.

한화코리아레전드(958억원), NH-AmundiAllset성장중소형주(690억원), 맥쿼리뉴그로쓰(680억원), 한국투자중소밸류(562억원) 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중소형주 펀드들은 모두 50억원 이하의 자금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자금유입이 많았던 펀드들의 공통점은 성과가 꾸준하고 하락장에서도 낙폭이 작았다는 점이다. 신영자산운용도 가치주 투자로 이미 마라톤 펀드, 고배당주 펀드 등을 통해 장기 성과를 입증했다.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와 NH-AmundiAllset성장중소형주 펀드는 2015년 하반기 대형주 장세로 시장이 급변했음에도 각각 41.71%, 39.24%로 높은 성적을 내면서 나란히 1등과 2등을 차지했다.

특히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는 2008년 출시된 이후 지난해(-3.10%)를 제외하면 매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대형주 중심의 상승이 이어졌지만 내년엔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며 "특히 내년은 중소형주의 이익 개선이 대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중소형주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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