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필리핀)=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ASEAN+3 정상회담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1.14. [email protected]
우선 중국과의 관계회복 과정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여전히 부각됐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중국의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이 "한국에 사드배치와 관련해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고 보도한 게 이슈였다.
청와대 측은 양국 간 사드 문제의 거론은 '과거' 보다는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강조한다. 양국관계 악화의 원인 제공이 사드에 있기 때문에, 논의 전개 과정에서 언급을 한 것일 뿐이라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양국 간 '미래지향적 관계'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문제다. 한·미 양국은 지난 8일 공동발표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주체로 이 개념을 언급했던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경청하고 들었을 뿐"이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인도·태평양 전략'은 까다로운 숙제다.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도, 북한 핵의 평화적인 해결도, 그 전제조건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유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독려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계속 부정적인 모습만 보이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순방의 또 다른 성과인 신남방정책의 현실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문 대통령이 공개한 신남방정책의 수단은 사람(People), 평화(Peace), 상생번영(Prosperity)을 기조로 한 이른바 '3P'로 소프트파워에 가깝다. 하지만 아세안 입장에서 보다 손에 잡히는 '거래'가 없을 경우 '2020년까지 2000억 달러 교역'이라는 신남방정책이 레토릭에 그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