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베트남)=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1일 오후(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1.11. [email protected]
【마닐라(필리핀)=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소피텔호텔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1.13.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과 연달아 회담을 가진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스타일을 '축구'에 비유하면 이같이 표현할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리 총리는 지난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문 대통령과 마주했다.
실제 모두발언에서도 이같은 면모가 돋보였다. 당시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중국 공산당 19대 당대회는 중국의 경제, 사회에 있어 개혁의 청사진을 정했다"며 "이 청사진은 21세기 중반까지 다 포괄하는 것이다. 중국 자신의 발전에 커다란 동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메시지를 전했다.
반면 리 총리는 보다 '아기자기'한 스타일이었던 듯 하다. 축구로 치면 숏패스를 이리저리 돌리며 상대에 접근하는 스페인의 '티키타카'가 연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리 총리는 상대가 얘기를 하면, 그것을 받아서 또 얘기하는 스타일"이라고 묘사했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이 중국 고전을 인용해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으로는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라고 언급하자, 이를 받아 소동파의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라는 글을 인용했다. "봄이 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지고, 봄 강물이 따뜻한 줄은 오리가 먼저 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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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 대통령이 비공개 회담에서 "리 총리께서 바둑이 수준급이시라는데 저도 좋아한다"고 말하자, 리 총리는 "다른 얘기를 안 하고 바둑 얘기만 할 수 있다"며 매우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시 주석은 총론, 리 총리는 각론을 말했다는 의미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은 한·중관계를 푸는 원칙을 이야기 한 것이고, 리 총리는 (경제분야 등) 좀 구체적인 내용들을 언급했던 측면이 있다"며 "그 차이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