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12조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8조4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4조5000억원, 35%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이 내년 국내 은행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것은 대손비용이다. 내년 대손
충당금전입액은 8조원으로 올해 5조7000억원(추정치)보다 2조3000억원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부도확률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높아진다. 만기가 긴 시설자금 대출의 경우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의 기업대출 가운데 시설자금 대출 비중은 2004년 20% 초반에서 지난해 말 50%에 이른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9는 은행에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대손비용을 더 많이 적립할 것을 요구한다”며 “게다가 내년에는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조선업 등 대규모 구조조정 이슈가 없어 대손비용이 급격히 늘기 어렵고 기준금리가 인상에 따른 부동산업과 도소매업, 건설업 등 취약업종의 대손비용은 규모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한 리스크담당 부행장은 “내년 1월1일 IFRS9을 도입할 때 기존 대손충당금 잔액을 재평가해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한 차액은 대손준비금으로 대체하면 된다”며 “IFRS9이 시행된다고 해서 내년에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고 늘어나는 소폭 늘어나는 대손비용은 판매관리비 절약 등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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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손비용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내년 은행 실적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내년에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이자수익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임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억제 정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이자수익을 이끌었던 이자부자산 증가율도 올해 3.4%에서 내년 2.1%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해다 .
기업대출도 혁신기업 등 신규 거래처가 추가 발굴되지 않은 한 큰 폭으로 늘어나기 힘들다. 순이자마진 상승폭도 제한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의 집계 결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평균적으로 0.065%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한 전략담당 부행장은 “내년에는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예견돼 있어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왔다”며 “여기에 NIM이 소폭이라도 상승하면 내년 이익이 올해보다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