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7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APEC 갈라 만찬 중 문재인 대통령 등 복수의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DMZ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가봐서 아쉽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은 한 번도 아니고 수차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방한 마지막날인 지난 8일 오전 문 대통령과 함께 DMZ 방문을 계획했었다. 헬기를 타고 DMZ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안개 등 날씨 문제 때문에 무산됐다. 문 대통령이 먼저 DMZ 방문을 권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안을 받으며 마련된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의 육로 이동이 시작된 그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의 헬기가 용산 미군기지에서 이륙했다. 그리고 안개로 인해 오전 7시55분쯤 트럼프 대통령의 헬기가 경기 일산 상공에서 용산으로 회항했다. 이 소식을 들은 문 대통령과 참모들은 "우리는 그대로 이동하되, 미국의 헬기가 DMZ에 도착하지 않으면 행사는 갖지 않고 언론에 과정만 브리핑하자"고 결론냈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16분쯤 JSA 올렛 OP에 도착, 전방을 살펴보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미국 측은 약 10분 간격으로 3~4차례 걸쳐 연락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로 복귀하지 않고 용산기지에서 기상상황을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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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기상 상태가 좋지 않으니 호텔로 복귀하자"는 참모들의 잇단 건의에도 여러 차례 "10분만 더"를 얘기하며 기다렸다. 오전 9시5분쯤 안개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DMZ 방문을 포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상 때문에) 방문이 어렵다'는 참모들의 보고를 5번이나 들었다. (헬기가 있는)용산에서 자리를 뜨지 않고 대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내에서도 "팽팽한 고무줄이 끊어지는 느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허탈한 분위기였다고 해당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