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조선주 다시 꿈틀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7.11.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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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으로 인한 호재 기대는 부정적

일감 부족으로 신음하던 조선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고 내년 상반기 추가 발주 등이 예고되면서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최근 WTI(국제유가)까지 상승하면서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8% 올라 전체 업종별 지수 중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날 28개 조선 종목 중 19개 업종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선 대우조선해양 (34,750원 ▲2,550 +7.92%)(7.07%) 삼성중공업 (9,630원 ▲150 +1.58%)(2.72%) 두산엔진 (11,610원 ▲110 +0.96%)(2.22%) 현대미포조선 (73,100원 ▼100 -0.14%)(1.78%) 한진중공업홀딩스 (3,570원 ▲125 +3.63%)(1.69%) 현대중공업 (125,300원 ▲6,000 +5.03%)(0.92%) 삼성중공우 (6,580원 ▼10,220 -60.83%)(0.41%) 등이 모두 상승했다.

가장 먼저 조선업 주가를 움직인건 대형사들의 수주 성공 소식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10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초대형컨테이너선 6척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5척 등을 수주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 흐름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 조선업황은 턴어라운드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내년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상 물동량이 늘어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 △중국의 조선업 고부가가치화 전략 등도 조선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사들의 올 3분기 실적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2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6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의 깜짝 실적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57.3%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유가 상승세도 주가 상승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8일(현지시각) WTI는 미국의 생산증가와 재고 증가 소식에 소폭 하락해 56.81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원유 수요 회복,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이행 등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도 기대된다. 이 경우 국제 유가가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여 해양플랜트 실적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유가 상승은 단기 이슈에 그칠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 발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정이 불안정한 일부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 중단이 발생할 수도 있고 달러가치의 급변이 유가변동성을 키울 수도 있다"며 "특히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안 연장, 아람코 상장 등 변수들이 유가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모두 단기 충격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논의나 LNG 탱커의 추가 발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주가에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유가 반등은 아람코의 상장을 앞두고 사우디가 일시적으로 유가에 영향을 미친 결과이고, 또 올 상반기 유가 반등에도 아직 4기의 드릴십 물량이 인도 중재 상태라는 점에서 유가 상승을 큰 호재로 볼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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