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사흘처럼' 트럼프 국빈방한 "한국, 마음 깊이 담을것"

머니투데이 김성휘 ,최경민 기자 2017.11.0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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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靑 "최고의 예우" 환영식·만찬에 역량..트럼프 부부에 강한 인상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국빈만찬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7.11.07.    photo1006@newsis.com【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국빈만찬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사흘같은 하루였다. 1박2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날부터 쉼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청와대도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하기 위해 최고의 예우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12시20분쯤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계통의 옷에 선글라스를 낀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발의 예포 발사 등 국빈 예우에 따른 공항 도착 행사 속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등과 인사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미국 대통령의 전용헬기인 '마린원'에 탑승했다.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즈'를 방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멜라니아 여사와 잠시 헤어지기에 앞서 서로의 볼을 맞추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여기까진 순조로웠다.

험프리스 장시간 돌아본 트럼프…동맹 확인= 험프리스 방문 이후 일정이 예정보다 30분 이상씩 미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린원에서 캠프 험프리스를 헬기로 공중 시찰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원한 걸로 알려졌다. 한국으로선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곳이 세계 최대 최고 수준의 해외 미군기지임과, 그 건설에 한국이 막대한 비용을 들였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험프리즈에 먼저 도착해 마중나온 문 대통령과 함께 한·미 장병들과 오찬을 할 때는 "우리가 조금 후에 문 대통령, 그의 대표단과 함께 곧 무역에 관해 훌륭한 미팅을 가질 것"이라며 "내가 여기 온 이유 중 하나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험프리즈에서 한·미연합사의 브리핑을 들은 후에는 서울로 이동, 용산기지를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7.11.0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심혈 기울인 환영식…어린이 환영단= 트럼프 대통령의 청와대 방문은 오후 3시20분쯤 이뤄졌다. 당초 예정시간(오후 2시30분)에 비해 50분쯤 늦어졌다. 미국에서 공수한 자신의 전용차량인 캐딜락원 리무진을 타고 청와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환영을 받았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청와대 현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다가 차에서 내리는 트럼프 내외를 직접 맞이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하며 다른 손을 서로의 팔에 얹는 등 친근함을 표시했다.

첫 인사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현관 계단에서 기다리던 한·미 어린이 환영단과 인사한 후 기념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의장대장의 안내에 따라 단상에서 내려와 군악대 및 전통악대의 행진곡 연주와 함께 나란히 의장대를 사열했다. 양국 참석자들 간 인사를 나눈 후 군악대가 퇴장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본관으로 이동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식 환영식에 특히 신경을 썼다. 입장곡으로는 미국 대통령의 공식 입장곡인 'Hail to the Chief'를 특별히 연주했다. 일반 행진곡을 연주하는 관례에서 벗어난 것이다. 청와대 측은 "25년만의 미국 대통령 국빈방문의 의미를 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장곡으로 작곡가 김형석씨가 만든 문 대통령에 대한 헌정곡인 'Mr. President'가 울려퍼졌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 7일 오후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청와대 충무실로 향하고 있다. 2017.11.07.    amin2@newsis.com【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 7일 오후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청와대 충무실로 향하고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한·미 양국의 어린이 환영단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맞이한 것 역시 계산된 일정이다. 이날 어린이 환영단으로는 용산 남정초등학교의 학생 32명과 미8군 및 주한미대사관 가족 어린이 20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관계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식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주 아름다운 환영식을 깊이 마음에 담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코리아패싱? 트럼프 "그런 거 없다"= 환영식 후 단독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청와대 정원 산책 및 티타임(차담)을 거친 다음 양국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양국 합의사항을 발표했고 양국 언론의 질문도 받았다. 이 자리에서 "한국을 지나치는(skip) 일은 없다", 이른바 '코리아패싱'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도 나왔다.

정상회담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마지막 국빈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를 다시 방문했다. 국빈만찬은 양측의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한 상태에서 오후 8시를 넘겨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축하하고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드는 여정에 항상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민들의 희망과 이 지역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건배사로 화답했다. 술을 하지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콜라를 마셨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7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2017.11.07.    amin2@newsis.com【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7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2017.11.07. [email protected]
한우갈비·거제도 가자미..선물은?= 만찬 테이블은 국빈방문을 환영하는 우리 측의 정성과 한미동맹의 끈끈함을 상징하는 의미로 가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가자미 구이는 문 대통령 고향 거제도에서 재료를 가져왔고 한우갈비 구이와 '독도 새우'를 쓴 돌솥밥으로 한국의 맛을 선보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 등 미국 측 참석자들에게 놋수저와 돌그릇을 선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돌그릇은 큰 공을 세운 분에게 주는 선물로 의미가 있다"며 "놋수저는 뒷면에 한미동맹의 캐치프레이즈인 'We go together'를 새겼다"고 설명했다.

만찬을 마치고 오후 9시50분경 시작한 공연에는 KBS 교향악단과 연주자 정재일씨, 가수 박효신씨 등이 출연했다. 박씨는 직접 작사·작곡한 ‘야생화’를 정재일씨 및 KBS 교향악단 연주에 맞춰 불러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KBS 교향악단은 주페의 ‘경기병서곡’을 연주했다. 한미 양국의 관계가 탄탄한 행진처럼 계속 되길 바라는 의미다. 미국 대표적 작곡가 번스타인의 작품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메들리도 들려줬다. 내년(2018년)이 번스타인 탄생100주년인 걸 고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고의 예우와 격식에 맞춰, 굳건한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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