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찬반 집회 '차벽' 철거…시위대도 해산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이보라 기자 2017.11.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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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트럼프 반대측 "집회 자유 봉쇄한 文정부 규탄"…찬성측 "한미동맹 강화"

25년 만에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과 경호차량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경찰 차벽과 경계 병력 너머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찬반 집회 모습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25년 만에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과 경호차량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경찰 차벽과 경계 병력 너머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찬반 집회 모습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방한하면서 서울 광화문 광장 주변 집회 현장에 설치된 차벽(경찰 버스를 이용한 벽)이 철거됐다. 시위대도 해산했다.

경찰은 7일 오후 3시20분쯤부터 광화문 광장 주변 집회 현장에 세운 차벽 약 25대를 철거했다. 경찰 병력도 일부 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광화문 광장 주변인 세종대로를 지나간 이후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경찰버스로 광화문 광장 주변을 에워싸 시위대가 모이는 것을 막았다. 광화문 광장 북단을 제외한 3개 방면이 차벽으로 봉쇄됐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진행하려던 1000여명(경찰 추산)이 차벽에 가로막혔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청방향 양쪽 인도에 진을 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찬성집회 참여자들도 경찰 병력에 이동이 제한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회시위 통제를 위해 차벽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종대로를 통해 청와대로 향하는 만큼 경호상 이유로 일부 집회·행진과 광화문 광장 출입을 막았다고 밝혔다.



22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NO(노)트럼프 공동행동' 관계자는 "스스로 '촛불'로 세워졌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차벽을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격리했다"며 "트럼프에 대한 경호를 이유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봉쇄한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 입구 쪽과 광화문 사거리 인도 일부 구역을 경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시위대를 강제 해산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집회와 관련해 연행되거나 검거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차량은 이날 오후 3시10분쯤 등장했다. 트럼프 방한 찬성 측 단체들은 경찰 추산 2500여명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한미동맹 강화하라", "트럼프 대통령이 떠나면 나라가 망한다", "우방국 대통령이 왔으니 환영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방한 반대 측 단체들은 야유 소리와 함께 '노(NO) 트럼프', '노 워(NO WAR·전쟁반대)', '트럼프 물러가' 등이 적힌 깃발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NO트럼프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전쟁위협, 무기강매, 강도적 통상압력을 가하는 트럼프 방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부터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청와대 방향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모두 막아섰다. 195개 중대 약 1만5600명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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