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동전주 될래…" 액면 쪼갠 서울식품 주가 '훨훨'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11.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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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가 2500원→100원으로 분할하며 자발적 '동전주'… 순익 대비 주가는 고평가

'자발적 동전주'가 된 서울식품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며 급등하고 있다. 25대 1 액면분할로 코스피 거래량 1위에 오르며 연초대비 주가상승률이 125.3%에 달했다.

"나 동전주 될래…" 액면 쪼갠 서울식품 주가 '훨훨'


2일 코스피 시장에서 서울식품 (176원 ▲2 +1.15%)은 전일대비 4원(1.17%) 오른 34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서울식품은 코스피 시장에서 2억2235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코스피 거래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28일 서울식품은 1주당 액면가 2500원을 100원으로 25분의 1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통상 증시에서 10대 1, 5대 1, 2대 1로 액면을 분할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25대 1로 액면을 잘게 쪼개 자발적 동전주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서울식품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서울식품 측은 액면분할 목적으로 "유통주식수 확대"를 지목했다. 이번 분할로 서울식품 보통주는 분할 전 1349만6400주에서 3억3741만주로 유통주식수가 파격적으로 증가했으며 거래량도 폭등했다.



액면분할은 주권 1주당 가격을 일정 비율로 나누고 주가도 그만큼 분할하는 것으로 재무 상태나 자본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주식 수만 늘어난다.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는 영향이 없지만 '싼 주식'을 좋아하는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활발해진다는 점에서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주가가 반드시 오른다는 보장은 없고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울식품은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 25대 1이라는 파격적 분할을 단행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액면 분할을 공시한 7월28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77%에 이른다.

서울식품은 1955년 설립된 제과제빵 전문 식품업체다. 냉동생지(오븐에 굽기 전 빵 반죽)와 완제품 빵을 프랜차이즈 빵집과 동네 빵집에 판매하는 제빵 사업이 핵심이고 스낵 사업, 음식물 폐기물 관련 환경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 들어 서울식품은 △냉동피자 인기 △디저트 시장의 성장으로 성장성이 부각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2월 말 오뚜기에서 출시한 냉동피자가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서울식품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259억원으로 전년비 17.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억8100만원으로 전년비 41.3% 늘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억93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억9100만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 1171억원을 고려하면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403배에 달했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의 가정간편식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 업체로 제빵 생지 부문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한 서울식품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1인 피자 소비가 증가하며 냉동피자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데 냉동피자 성장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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