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 시대… 투자 고수들은 꼭 한다는 'ETF'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진경진 기자 2017.11.04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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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재테크]업종별 순환매 진행되는 장세선 ETF가 엄지 척

2500 시대… 투자 고수들은 꼭 한다는 'ETF'


최헌정 디자이너.최헌정 디자이너.
코스피 지수가 2500을 넘어 내년까지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사 PB(프라이빗뱅킹) 센터에는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느냐는 개인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이나 기관 등 큰 손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큰 손에 비해 자금 여력도 적어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는 종목과 금액에도 한계가 있다. 최근 1년 넘게 삼성전자가 독주하는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소외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처럼 다양한 종목과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방법으로 ETF(상장지수펀드)를 꼽았다. ETF는 국·내외 주가지수와 원자재, 환율 등 특정 자산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패시브 펀드의 한 종류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한 상품이다.

ETF는 투자 고수들 사이에선 이미 필수 재테크로 자리 잡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는 300개를 돌파했고 순자산 규모는 30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종별로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되는 장세에서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효과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코스닥 레버리지 ETF 투자했다면 올해 60% '대박'=국내 ETF 시장에서 코스피200 지수 관련 ETF와 코스피 200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좇는 레버리지 ETF가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들 ETF는 지수의 방향성만 예측하면 돼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코스피 지수가 올해 사상 최고가 행진을 경신하며 관련 ETF의 수익률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연초 이후 TIGER레버리지 ETF(59.09%), KINDEX레버리지 ETF(58.25%), KODEX레버리지 ETF(57.28%) 등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는 모두 60% 가까운 수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200 ETF는 KOSEF200 ETF(27.48%), KODEX200 ETF(27.19%), KBSTAR200 ETF(27.18%) 등이 27% 수준의 수익을 냈다.


코스닥 지수도 최근 연고점을 다시 쓰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큰 폭으로 뛰었다.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ETF(66.16%), TIGER코스닥150레버리지 ETF(65.12%) 등은 65% 이상의 수익률로 코스피 레버리지 펀드에 비해 더 높은 성적을 거뒀다.

올 들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평균 17.04%라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선전한 수치다. 개별 펀드별로 보더라도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35.14%), 한국투자삼성그룹(33.42%), IBK삼성그룹(33.02%), 한국밸류10년투자장기주택마련(32.58%) 등 올 들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액티브 펀드들을 훨씬 웃돌았다.

정상규 신한금융투자 PWM PVG강남센터 팀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가 최근 2년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는데 내년엔 정책효과로 코스닥 지수가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며 "상승 속도로만 본다면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레버리지 ETF가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알아서 사고 팔아 주는 ETF 분할매수 펀드에 뭉칫돈=코스피200 ETF로 투자하고 싶지만 언제 사고 팔아야 할 지 고민스러운 투자자들에겐 ETF를 분할 매수하고 일정 수익이 쌓이면 안정적인 채권으로 전환해주는 스마트인베스터 펀드도 인기다.

올해 NH-AmundiAllset스마트인베스터 펀드로는 1186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6조4000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펀드는 운용 초기에는 코스피200 ETF 투자 비중을 20%로 시작해 주식시장 상승시 추가 매수를 적게 하고, 하락시에는 추가 매수를 많이 하는 식으로 코스피200 ETF 투자 비중을 최대 80%까지 늘려나간다. 이 과정에서 목표수익률 4%를 달성하면 코스피200 ETF 비중을 20%로 줄이는 리밸런싱을 통해 확보한 수익을 안전하게 쌓아나가고 있다.

이처럼 사전에 정해둔 규칙대로 자동으로만 운용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는 따로 없지만 이 펀드는 2014년 9월 출시된 이후 이미 다섯 차례 목표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10.53%, 2014년 9월 출시 이후 20.05%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유사한 전략을 쓰는 키움든든한스마트인베스터분할매수목표전환형 펀드 1호와 2호도 지난 3월 출시된 이후 4%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BNPPETF스마트레버리지목표전환형 펀드 6호와 7호는 6~7월 출시 이후 각각 7%대와 5%대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목표전환형 펀드의 경우 모집시기가 정해져 있어 설정된 이후에는 추가 가입이 어렵고 새 펀드 출시이후 가입이 가능하다.

김재동 한국투자증권 신도림지점장은 "ETF를 모두 매수한 상태에서 지수가 급락하면 손실이 날 수 있는데 스마트인베스트 펀드는 이런 위험을 방어해준다"며 "지수대가 높아서 부담스러울 때 활용하면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최헌정 디자이너. 자료=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최헌정 디자이너. 자료=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IT·화학·헬스케어·금융 4인방 수익률 훨훨=올 들어 IT(전기전자), 에너지·화학, 헬스케어, 금융 등 4개 업종은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덕분에 이들 업종에 집중투자하는 ETF 수익률도 날아 올라 4개 업종 ETF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5%에 달한다. 연초 이후 코스피 수익률(24.52%)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던 건설 업종 ETF의 경우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0.73%로 인버스를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마이너스 손실을 냈다. 이처럼 섹터 ETF는 업종마다 편차가 있는 만큼 업종별 시장 예측이 가능한 투자자일수록 고수익 달성이 가능하다.

연초 이후 성과가 가장 좋았던 섹터는 IT업종으로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61.8%에 달했다. 개별 ETF 중에선 '미래에셋TIGER200IT ETF'가 38.6%로 가장 좋았고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 ETF'는 120.87%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해당 ETF 내 포트폴리오에는 SK하이닉스 (185,300원 ▲1,500 +0.82%) 비중이 23%로 가장 많이 담겼고 삼성전자 (78,300원 ▼100 -0.13%)(19%) NAVER (184,400원 ▲100 +0.05%)(14%) 등이 뒤를 이었다.

에너지·화학 업종 ETF에선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 ETF'와 '삼성KODEX에너지화학 ETF'가 각각 27.76%, 26.41%를 기록하며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 ETF'의 경우 57.98%다.

나머지 헬스케어·금융 ETF에선 같은 기간 '삼성KODEX증권주 ETF'(29.13)와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30.59%)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오온수 KB증권 WM리서치부 팀장(WM스타자문단)은 "과거 ETF가 코스피200 지수를 이용한 차익거래 용도로만 활용이 가능했다면 최근엔 특정 업종 ETF를 통해 투자자들이 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다만 일부 업종의 경우 거래 유동성이 떨어져 시장 괴리율(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간 차이)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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